네이버 찾아간 지역언론에 드리는 제언

네이버를 향한 지역언론사들의 분노가 여기까지 들리네요. 네이버에서 지역 뉴스를 볼 수 없는 지금의 환경을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는 충분히 설득력이 있습니다. 하지만 네이버는 내부 사정 등을 이유로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인 것으로 압니다. 제휴평가위원회의 논의 대상에서도 빠져있는 것으로 알고 있고요.

지역언론사가 네이버 입점을 요구하는 이유는 크게 2가지일 겁니다. 하나는 수익일 것이고, 다른 하나는 영향력이 확대일 겁니다. 네이버 입점에 따른 수익은 콘텐츠 제휴에 따른 전재 수익과 검색 제휴에 따른 간접 광고 수익이 될 텐데요. 전자는 당분간 쉽지 않아 보이긴 합니다. 전자는 추가 비용을 들이지 않고도 손쉽게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경로이기에 지역언론사들이 선호하는 건 당연할 겁니다. 반면 네이버는 이 형식을 가장 부담스러워 할 겁니다.

후자 또한 제휴평가위라는 중간 의사결정 기구가 존재하기에 시간이 걸릴 수도 있을 것이고요. 이건 어디까지나 네이버의 이해와 지역 언론사 간의 이해가 맞물릴 때 해결이 한결 쉬워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영향력 확대는 검토할 만한 선택지가 없는 건 아닙니다. 개인적으로는 영향력 확대를 무기로 네이버를 압박하는 방식이 보다 현실적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아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구글 뉴스라는 게 있습니다. 현재로선 제휴평가위를 통과하지 않고 검색과 뉴스 서비스에 원활하게 노출될 수 있는 경로는 구글 뉴스가 그나마 유일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실제 지역 뉴스는 아래처럼 구글 뉴스에서 노출이 됩니다. 물론 사용자들이 지역 뉴스 설정에서 해당 지역을 입력해야 한다는 번거로움이 있긴 합니다만, 어차피 네이버도 작동 방식에선 큰 차이를 보이진 않으니 달라 보이진 않더군요. 심지어 입점 신청도 무척 간편합니다. 구글 뉴스 퍼블리셔 센터에서 관련 자료만 입력해두기만 하면 됩니다. 제 블로그도 일단 신청을 해둔 상태입니다. 구글 AMP 가이드를 따르는 걸 요구하는 것 같긴 한데 아직은 확인을 하진 못했습니다. (아닌 듯 보이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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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뉴스를 통해 지역언론사의 뉴스 영향력을 확대하고 이를 바탕으로 네이버와 협상을 진행하는 방향으로 나아간다면 현재보다는 유리한 조건에서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다만 지역언론사의 연대를 통해 구글 뉴스 사용을 독자들에게 독려해야 한다는 수고로움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수용자들에게 신뢰와 가치를 증명받는 사전 작업이기도 합니다. 이 과정이 네이버를 협상 테이블로 끌어내는 중요한 동력이 될 테니까요. 유튜브의 위협이 네이버의 긴장을 불러온 사례를 분석해 본다면, 전혀 엉뚱한 전략은 아니리라 생각됩니다.

개인적으로 지역 의제는 지금보다 더 자주, 온라인 공간에 노출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서울을 중심으로 한 중앙 언론들에서 찾아볼 수 없는 차별화한 접근과 시각을 수용자들에게 제공할 필요가 있기 때문입니다. 손혜원 파동 당시 목포 MBC의 보도가 그랬고, 현대중공업 지주사 설립에 대한 울산 언론사들의 보도가 그랬습니다. 과도할 정도의 서울 중심적 시각을 교정할 수 있는 기회가 모든 수용자들에게 선택지로 제공돼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물론 그 전에 지역언론사를 향한 편견을 깨트릴 수 있는 내부의 자정 선언이 필요하지 않을까 합니다. 지역토호 및 관가와의 유착과 그로 인한 신뢰의 문제는 모든 작업들의 걸림돌인 건 사실이 아닐까 합니다. 이러한 부정적 인식을 어떻게 불식시키고 잠재울 것인가 스스로 질문을 던지긴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나의 댓글 1

지당하신 말씀입니다. 서두에 그 얘기를 꺼낸 건, 지역언론사들의 목적을 열거하기 위함이었습니다. 그 목적의 실현을 위해서 필요한 조건들을 설명하기 위한 차원이었다는 점을 이해해주셨으면 합니다.
네이버는 사기업입니다. 지역언론의 배제 여부는 사적 기업으로서 그들의 선택할 수 있는 비즈니스 전략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들의 이익에 도움이 되는 거래라면 그들이 마다할 이유는 없지 않을까 합니다. 이미 공적 기능을 수행하는 플랫폼 아니냐라고 비판할 수는 있겠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비판하는 행위자의 입장이지 않나 싶습니다. 지금도 네이버는 공적 기능의 부담을 덜어내기 위해 끊임없이 개편하고 있다는 사실을 받아들여야 하지 않나 싶습니다.
거래가 성사되기 위해서는 서로의 이해가 맞물려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익이 있어야 한다는 거죠. 언론사가 얻는 건 분명하지만 네이버가 얻을 게 없다면, 네이버가 거부할 수도 있다고 봅니다. 지역언론과 중앙언론을 차별하는 것도 그들의 이해 관계 때문이라고 봅니다.
전 이 거래가 성사되기 위해서는 네이버가 얻을 ‘거래의 이익’을 분명하게 제시하거나 혹은 ‘거래가 이뤄지지 않았을 때 네이버가 받게 될 불이익’을 활용해야 한다고 봅니다. 당위로 설득을 해낼 순 없다고 봅니다. 저는 후자를 지렛대로 활용해보면 어떨까라는 제안을 드리게 된 것입니다.
여전히 부족하겠지만, 결국 후자를 통해 지역언론의 가치를 증명해낼 때 네이버는 협상 테이블에서 우호적으로 바뀌지 않을까 그것이 조금더 빠른 길은 아닐까 그런 생각을 해봅니다.

나의 댓글 2

  1. 사실 지역언론들이 콘텐츠 제휴를 우선적으로 고민하는 건 당연하지 않을까 합니다. 그 요구가 틀렸다고 하기도 어렵고요. 중앙 언론이나 전문 언론이나 뉴스 품질이 수용자를 만족시키고 있지 못하다는 사실은 크게 다르지 않은 상황에서, 어뷰징 정도의 차이도 별로 없지 않은 상황에서, 굳이 지역언론만 배제돼야 할 이유가 없으니깐요. 그들을 탓해서도 안된다고 봅니다.

  2. 네이버 입장에서 보면 : 지역언론사의 콘텐츠가 공급된다고 해서, 지역 사용자들이 더 많이 들어올 것이냐, 혹은 사용자들의 뉴스 서비스 체류 시간이 높아져 수익 확장의 가능성이 커질 것이냐, 분석해보면 솔직히 이런 유익들이 별로 없어 보이더군요. 이미 지역 사용자들은 지역 언론의 공급 여부와 관계없이 네이버 뉴스 혹은 네이버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습니다. 지역언론사와 콘텐츠 제휴를 맺는다고 가정하면, 네이버는 얻는 것 없이 비용만 지출하는 결과를 얻을 게 뻔합니다. 사적 기업에게 사회적 책임을 요구하는 건 당연하지만, 사회적 책임이 이익에 앞서길 기대하는 건 조금은 무리가 아닌가 싶습니다.

  3. 구글 뉴스앱과 네이버 : 압박을 줄 수 있다는 데 대해 부정적인 견해를 가진 것 어느 정도는 이해를 합니다. 한 순간에 구글 뉴스앱이 전체 국내 뉴스 소비시장의 의미있는 점유율을 확보하기가 쉽지 않기에 현실적인 평가로 생각합니다. 하지만 대안이 뚜렷하지 않은 상황에서, 네이버만 바라보고 넋놓고 압박하는 것만으로는 돌파구를 찾기가 더 어려워지지 않지 않을까 싶습니다.
    IT 시장의 일반적인 로직 상, 경쟁 제품의 가치가 상승하고 사용자 이탈의 조짐이 보이게 되면, 해당 조직은 변화의 압박을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그 기회가 멀다고 해서, 불가능이라고까지 단정하는 건 조금은 성급하지 않을까 합니다.

  4. 궁극적으로 : 개인적으로는 지역언론이 네이버를 압박하고 으르는 행위는 장기적으로 현명하다고 판단하지는 않습니다. 지금 당장의 수익을 위해 자사의 생명줄을 내다바치는 행위이기에 신중해야 한다고 봅니다. 네이버에 집착하면 할수록 자기생존력은 약화될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죠. 연 1억원 내의 수익과 네이버 입점으로 발생하는 부가 수익이 과연 5년 이상 지속될 수 있을까 생각해보면 회의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아쉬운 점은, 손쉽게 연 1억 내외의 전재료 수익을 얻는 데는 많은 에너지를 투입하지만, 연 1억원을 만들어낼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찾는 데는 소홀하다는 사실입니다. 네이버에 집착하면 할수록 자사 프로덕트 개선과 개발에는 그만큼 더 신경을 쓰지 않게 되는 현실이 전 가장 아쉽습니다.

  5. 기성 언론사와 접점 확대 : 나름 만난다고 애쓰긴 하는데 여전히 폭이 좁습니다. 깊은 이해를 부탁드립니다. 워낙 다들 서 계신 자리와 규모에 따라 입장이 다르고, 생각도 다르고, 전략도 달라서, 어느 정도의 이해를 바탕으로 내용을 전달해야 할지 고민스럽기도 합니다. 최근 지역언론사의 이야기를 직접 들으면서도, 한편으로는 답답함, 한편으로는 동감, 이런 감정들이 교차해서 그런 마음에 가볍게 썼던 것이니 부족하더라도 이해를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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