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널리즘의 미래와 신뢰, 그리고 전문가 역할
금부터라도 언론사들은 자사의 콘텐트에만 집착할 것이 아니라 다양한 신뢰도 보완시스템을 함께 고민하며 더 많은 뉴스를 유통시키는데 박차를 가해야 한다고 봅니다.
“지식은 소수의 전문가들이 그들만이 해석할 수 있는 책이나 데이터를 통해서 생산한 것이 아니며 다양한 사회구성원이 자신의 일을 해나가면서 얻은 경험들을 기반으로 생성된 아이디어와 정보들을 모두 포괄한다.”(Mccarthy, 1996, 22)
참조할 만한 논문이 있어 소개합니다. 웹에서 유통되는 정보, 지식의 신뢰연구(김희연, 정보통신연구 제19권 8호)라는 논문입니다. 위 구절도 이 논문에 언급된 내용을 재인용 한 것입니다. 내용에 대한 요약보다는 이 논문를 바탕으로 뉴스의 신뢰도에 대한 얘기를 잠깐 할까 합니다.
궁극적으로 뉴스는 신뢰성과 공정성을 생명으로 합니다. 저널리즘의 형태, 종류에 상관 없이 모든 저널리즘은 바로 이 두 가치를 위해 진화해나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진화 궤도는 지식의 진화 궤도와 다르지 않다는 게 제 생각합니다. 또한 뉴스와 지식의 정의는 비교적 넓은 부분, 공통점을 지니고 있다고 봅니다.
지식과 뉴스의 정의는 닮았다
매카시의 정의를 다음과 같이 뉴스에 응용해도 별반 무리가 없을 것입니다.
“뉴스는 소수의 언론인들이 그들만이 해석할 수 있는 기사나 데이터를 통해 생산한 것이 아니며 다양한 사회구성원들이 자신의 일을 해나가면서 얻은 경험이나 체험을 기반으로 생성된 아이디어나 스토리, 정보들을 모두 포괄한다.”
혹 어색하게 느껴지는 부분이 있나요?(꼭 지적 바랍니다.) 최근 저널리즘계에 불어닥치고 있는 아마추어주의, 특히 기사라는 형식적 틀에 매이지 않고 다양한 타입의 스토리가 블로그 등을 통해 소개되고 있는 현실 등은 이러한 정의와 맥이 닿아있다고 봅니다. 뿐만 아니라 micro journalism, 혹은 hyper-local journalism의 등장과 유행은 뉴스의 생산과 유통이 꼭 기자나 언론사를 통해서만 생산, 유통될 이유가 없고, 거대담론이나 엘리트의 행동반경, 메트로폴리스에서 발생하는 사건만이 지면을 장식할 이유가 없다는 점을 당당하게 증명해 보이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새로운 형태의 저널리즘은 필히 신뢰성과 공정성(이 부분은 좀더 고민해봐야겠지만)이 전제돼야 합니다. 이러한 측면에서 최근 집단 지성 기반 지식공유시스템이 이 통계처럼 신뢰성의 하락을 경험하고 있다는 것은 우려할 만한 일이 아닌가 합니다. 어쩌면 성장통을 벌써부터 겪고 있다고 봐야 하지 않나 생각합니다.
신뢰성을 보완하기 위한 다양한 시스템도 함께 출현하며 정상적 진화 궤도 형성에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우려도 녹이고 있습니다. 물론 이 논문은 신뢰성 강화에 대한 주문은 하고 있지만 대안을 내놓지는 않고 있습니다. 여러 사례들만을 제시하고 있을 뿐입니다.
예를 들면, 위키피디아의 신뢰성 극복을 목적으로 탄생한 시티즌디엄(실명 강화), 네이버 지식iN의 전문가 지수 도입, 지식 스폰서, 디렉토리 에디터, SK커뮤니케이션의 써플 등이 바로 그것입니다.
신뢰성 보완을 위한 두 가지 시스템
현재 신뢰성 보완을 위한 흐름을 두 가지로 요약될 수 있을 겁니다. 전문가의 개입 강도 제고와 다양한 평판 시스템의 개발입니다. 두 흐름을 복합적인 형태를 띠며 때론 결합했다가 때론 별도로 역할을 하며 신뢰성 제고에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전문가 개입과 집단지성 기반 평판시스템이 앞으로 어떤 비율로 결합할지 감히 예측하기는 어려운 일일 것입니다. 특히 전문가의 전문성이라는 척도가 어느 정도부터인지, 그리고 그들이 어느 정도의 전문성을 갖추고 있는지에 따라 전문가들에 대한 회의론이 등장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을 것입니다. 결국 둘은 시간과 상황에 따라 결합 비율이 달라지는 보완재가 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뉴스의 미래와 신뢰도
돌아가서. 이러한 신뢰도 보강 시스템의 진화는 뉴스 측면에서 다양한 스토리가 지면에 노출돼 유통될 기회를 강화시킬 것이라고 봅니다. 전문 언론사가 생산하는 뉴스, 블로거가 생산하는 스토리, 카페나 커뮤니티가 내놓는 다양한 스토리 등이 어쩌면 동일한 무대 위에서 경쟁하는 날을 앞당길 것이라고 전망합니다. 이들 스토리는 오로지 신뢰도와 만족감을 얻기 위해 경쟁하지 않을까 합니다.
지금부터라도 언론사들은 자사의 콘텐트에만 집착할 것이 아니라 다양한 신뢰도 보완시스템을 함께 고민하며 더 많은 뉴스를 유통시키는데 박차를 가해야 한다고 봅니다. 일상의 모든 경험과 정보는 신뢰가 보장되는 한 뉴스가 될 수 있으며 또한 독자를 끌어들일 수 있습니다. 어쩌면 미래의 저널리즘이 바로 그런 모습이 아닐까 합니다.
참고로 논문은 저자의 허락 없이 여기에 첨부합니다. 혹 저자가 원치 않을 경우 내려질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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