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7년 이전까지 국내 신문 제작 기술의 변천
신문 산업의 성장 과정은 기술과 관계 속에서 바라볼 때 미세한 진동을 제대로 확인해볼 수 있습니다. 제가 현재 연구하는 분야도 이쪽입니다. 1980년대 중반 신문 제작에 소프트웨어가 등장하기 전까지는 대체로 기계와의 관계 맺기(배열과 배치)가 주를 이뤘습니다. 어떻게 하면 제작 시간을 단축할 수 있고, 어떻게 하면 대량의 인쇄물을 생산할 수 있고, 어떻게 하면 독자들이 만족할 수 있는 인쇄 결과물을 만들어낼 수 있는가가 이 시대를 지배했던 사회적, 기술적 고민이었습니다.
신문과방송이 1987년 200호를 맞았을 때, 그간 다뤘던 기사들을 유형별로 분류해 색인화한 결과물이 있었습니다. 이 분류 내에서 공무와 CTS를 주제로 한 것들만 추출해, 시트에 정리를 했습니다. 1964년부터 1987년까지 약 20여년에 이르는 기록들은 그간 신문 산업이 내부의 뉴스 생산자들과 독자들을 만족시키기 위해 어떤 기술적 노력을 기울여왔는지 한눈에 보여줍니다. 이를테면, 지금은 하찮은 대상으로 치부해 버리곤 하지만, 1970년대 말부터 1980년대 초까지 이어진 신문 활자(폰트) 확대 논쟁은 인쇄 기술, CTS와 맞물려 첨예한 이슈로 부상하기도 했습니다. 웹 상에선 폰트 크기의 지정만으로 1초면 해결될 수 있는 기술적 가공 과정이지만, 신문은 전혀 다른 이슈들로 복잡하게 뒤얽혀 있었습니다. 오죽하면 ‘활자개혁’이라는 표현까지 등장했을까요?
신문사 내 중요한 조직 체계로서 기술 집단이 공무국의 형태로 자리를 잡고 있었던 1970년대와 달리 1980년대 중후반은 제작 공정의 빠른 소프트웨어화(전산화)로 그것의 위상은 급속하게 추락하게 됩니다. 특히 전두환 등 신군부는 1980년 언론통폐합 이후 언론 선진화를 내세우며 소프트웨어화에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게 됩니다. 1983년 이진의 문공부 장관의 발언은 이를 방증합니다. 그 과정은 아래 기사 목록에서도 충분히 유추해낼 수 있을 겁니다. 하지만 그들의 빈자리가 또다른 기술 집단으로 채워지지 않고, 외주화로 대체되는 현실을 우리는 목격하고 있죠.
개인 리서치용으로 정리해둔 자료를 이렇게 함께 공유해 봅니다.
참. 신문과방송에 게재된 모든 기사와 자료가 네이버 뉴스 라이브러리처럼 디지털라이징될 수 있다면, 연구자들이 정말정말 행복해하지 않을까 그런 생각도 해봤습니다.
기간별 신문사의 기술 관련 이슈
- 60년대 : 식자의 기계화
- 70년대 : CTS의 도입에 따른 문제점
- 80년대 초 : 신문 활자의 크기 등 활자 개혁
- 80년대 후 : 신문 제작 작업의 전산화(소프트웨어화)와 역할 변화
신문과방송의 보도 내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