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기준 미디어고토사 충성-일반 독자 선호 콘텐츠 분포

조금은 궁금했습니다. 데이터가 조금 더 쌓이면 분석해보겠노라 했는데요. 마음이 급했는지 사이트를 오픈한 지 한 달도 채 되지 않은 지금 시점에 들여다보게 되더라고요.

2월 기준 미디어고토사 충성-일반 독자 선호 콘텐츠 분포

조금은 궁금했습니다. 데이터가 조금 더 쌓이면 분석해보겠노라 했는데요. 마음이 급했는지 사이트를 오픈한 지 한 달도 채 되지 않은 지금 시점에 들여다보게 되더라고요. 충성 독자와 일반 독자의 차이, 특히 그들이 클릭하게 되는 글의 선호도 차이를 확인해보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아래와 같은 그래프를 만들게 됐습니다. 클릭수가 아주 적나라하게 드러남에도 감히 이렇게 올려둡니다.

충성 독자와 일반 독자의 선호 콘텐츠 차이

무엇이 달랐나 : 다르긴 달랐습니다. 아마 데이터가 더 쌓이던 더 큰 차이가 드러날지도 모르겠습니다. 보시면 알겠지만 '네이버와 카카오의 매출 격차'가 두 집단의 큰 차이를 보여주는 핵심 콘텐츠가 아닌가 싶더군요. 이 주제는 자주 들어오시는 분들에겐 그저 평범한 콘텐츠였지만, 처음 방문하시는 분들에겐 꽤나 눈길을 사로잡는 무언가였던 모양이더군요. '뉴욕타임스의 기타 매출과 수익원으로서 탐사 다큐'도 충성 독자들에겐 3위에 오른 글이었던 반면, 일반 독자들에겐 5위 정도 수준이었습니다. 각 집단별 점유율로 보면 차이가 좀 더 나보이긴 하더군요.

충성 독자분들은 저널리즘, 저널리즘의 주요 플레이어에 대해 관심이 높았지만 일반 독자분들은 저널리즘 자체나 주요 행위자보다 플랫폼의 행태에 관심을 많은 것 같다는 인상을 갖게 됐습니다. 아직 순위를 넓혀 분석하기엔 데이터가 많지 않아서 이 정도 수준에서만 분석이 가능했습니다.

다시 말하지만, 기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충성 독자 집단과 일반 독자 집단 간의 관심사의 거리는 커져 보일 것 같고요. 그럴 때마다 저는 어떤 결정을 요구받게 될 듯합니다. 지금은 그저 어렴풋하게 "다르구나"를 인식하는 단계랄까요?

왜 이걸 공개하냐면 : 저는 미디어고토사를 통해서 독자의 니즈를 이해할 수 있는 분석 방법을 고민해봤으면 한다는 제안을 여러 차례 한 적이 있습니다. 그리고 실질적으로 자사에 도움이 되는(비즈니스의 측면이든, 편집 가치의 측면이든) 콘텐츠 생산에 주력해야 한다고도 강조했습니다. 수용자 기반 수익 전략은 이러한 전략 분석의 토대 위에서 구상하고 기획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 첫번째는 독자 그룹을 깔대기 모델에 기반해서 층위를 구분하고, 각 층위에 해당하는 독자들의 콘텐츠 소비 행태를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가디언이 약 30%의 기사 생산량을 줄이고서도 트래픽과 수용자 수익이 늘어난 것은 이러한 분석에 기초해서 생산 전략을 수립했기 때문이라고 저는 보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저널리즘의 가치가 훼손되지도 않았습니다. 광고나 수용자 수익에 도움이 되지 않으면서 저널리즘의 가치도 높지 않은 뉴스 유형을 발견했기에 그러한 과감한 결정을 내릴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충성 독자의 선호 콘텐츠 분석부터 시작하기

기사 생산량을 줄인다는 건, 개별 기자들이 더 좋은 저널리즘에 투자할 수 있는 여력이 높아진다는 의미일 겁니다. 현재의 비즈니스를 손상시키지 않으면서도 기사의 질이 높아진다면 누구도 반대하지는 않을 겁니다. 그보다 더 좋은 시나리오가 있을까요? 다만, 특정 플랫폼에 의존하고 있는 상황에서 '양=수익'이 되는 현실 앞에 망설임이 커질 수밖에 없는 것도 부정하긴 어려울 겁니다.

일단 낭비를 최소화하는 방식으로 의사결정을 내려보는 것도 가능하지 않을까 합니다. 광고에도, 혹은 저널리즘의 가치에도 기여하지 못하는 기사들의 유형이 무엇인지 우선적으로 파악함으로써, 그것으로부터 기자들을 해방시키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이 됩니다. 문제는 기자들이 그 결정을 수용하느냐겠지만요. 이를테면 출입처 관리용으로 으레 쓰게 되는 기사들, 거의 보지는 않지만 취재원과의 관계를 위해서 억지로 생산해야 하는 기사들이 아마 그 대상이 될 것 같기도 합니다.

핵심은 다른 것이 아닙니다. 충성 구독층이 요구하는 기사 유형을 분석하고 관리하는 것 그것은 앞으로 어떤 수익모델을 고민하든 긴요한 절차가 아닌가 싶습니다. 그 유형을 들여다보게 된다면 어떤 영역에 어떤 방식으로 접근해야 할지 비교적 쉽게 윤곽을 잡을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그렇다고 광고에 도움이 될 만한 콘텐츠를 완전히 없애야 한다는 얘기는 절대 아닙니다. 비즈니스나 저널리즘의 가치가 사실상 전무한 뉴스 생산에 투입되는 리소스를 줄여야 한다는 거죠. 그렇게 아낀 에너지를 충성 독자를 확대하는데 쏟아넣자는 제안입니다. 그때쯤이면 독자를 바라보는 관점에도 변화가 일어나지 않을까 싶습니다.

지금 오웰의 새소식을 이메일로 받아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