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틀랜틱 멤버십 혜택이 국내 언론에 주는 의미
60년 전통의 디애틀랜틱이 멤버십 프로그램을 정식으로 시작했습니다. 프로그램명은 마스트헤드입니다. 최근 들어 구독 모델, 멤버십, 비영리 자금 펀딩 등 다양한 수익모델이 시도되고 있는데요. 그 가운데 멤버십은 구독 외의 추가적인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눈여겨 볼 대목이 많습니다.
160년 전통의 디애틀랜틱이 멤버십 프로그램을 정식으로 시작했습니다. 프로그램명은 마스트헤드입니다. 최근 들어 구독 모델, 멤버십, 비영리 자금 펀딩 등 다양한 수익모델이 시도되고 있는데요. 그 가운데 멤버십은 구독 외의 추가적인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눈여겨 볼 대목이 많습니다.
서비스형 디지털 멤버십 모델로는 폴리티코가 대표적입니다. 폴리티코는 지난 2010년부터 폴리티코 프로라는 멤버십 기반의 뉴스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데요. 독점 콘텐츠뿐 아니라 다양한 툴들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습니다.
시장에선 성공적이라는 평가가 많습니다. 현재까지 약 2만명이 유료로 가입을 했습니다. 폴리티코의 월 3000만명 순방문자 가운데 프로에 가입한 사용자는 극소수입니다. 하지만 폴리티코는 프로를 통해 높은 수익을 거두고 있습니다. 구독 비용이 연 3295달러에서 시작할 만큼 단가가 높고 전문가나 기업 관계자를 타깃으로 삼고 있기에 구독 유지 기간도 긴 편입니다. 어떤 영역을 구독하느냐에 따라 많게는 연 8000달러까지 요구하고도 있죠. 1인당 평균 연 4000달러를 지불하고 있다고 가정하면, 폴리티코 프로의 매출만 연 900억원에 이를 정도입니다.
폴리티코 프로와 디애틀랜틱 마스트헤드
디애틀랜틱도 폴리티코 프로의 모델을 일부 참고한 듯합니다. 멤버십 프로그램 가입자에게 제공하는 5가지 혜택은 대체로 폴리티코와 유사해보입니다. 단, 서비스 툴을 제공하거나 분야별(Vertical) 정보 구독 방식에선 제법 큰 차이가 있긴 합니다.
디애틀랜틱 멤버십의 5가지 혜택은
- ‘초기 멤버’라는 타이틀 부여
- 애틀랜틱 에디터와 라이터, 전문가가 작성한 독점 정보
- 무료 디지털 구독 제공
- 애틀랜틱이 개최하는 이벤트의 할인과 우선권 부여
- 애틀랜틱 기자와 독자들과 교류할 수 있는 기회
- 마스트헤드 기자 및 에디터와 직접 연락 가능
이 가운데 독점 정보는 다음과 같이 구성돼있습니다.
- 중요한 뉴스, 트렌드 및 독자가 관심을 가질 만한 중요한 아이디어나 트렌드, 이슈에 대한 일일 탐색 자료
- 우리 네트워크에 포함된 영향력 있는 사상가 및 리더, 애들랜틱 기자와 에디터와의 인터뷰 및 대화
- 수입 및 결과에 대한 심층 보고서
- Jeffrey Goldberg 편집장이 회원 전용으로 제공하는 업데이트
- 애틀랜틱 저널리즘으로 촉발된 논쟁이나 주장에 대한 요약과 스토리 프리뷰
- 초기 멤버로서 기자, 에디터 및 기고가들에게 질문을 요청하고, 직접 응답을 받는 내용들
대체로 디애틀랜틱은 콘텐츠와 네트워크 중심의 혜택으로 구독자를 유인하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대신 가입 가격이 폴리티코에 비하면 훨씬 저렴한 편입니다. 물론 타깃으로 삼고 있는 고객군도 다릅니다. 폴리티코 프로가 로비스트를 포함한, 정치 관련 영역의 전문직 종사자와 기업들을 겨냥하고 있다면, 디애틀랜틱은 충성 독자를 표적 고객으로 삼은 모습입니다.
멤버십의 장점과 유의할 점
멤버십 프로그램은 보유한 자산이 풍부할 때 비교적 잘 작동합니다. 고객들에게 제공할 수 있는 혜택은 명쾌하고 단순하면서도 유익하고 풍성해야 합니다. ‘풍성하다’는 혜택이 이것저것 널려있다는 걸 의미하지 않습니다. 폴리티코 프로의 의회 관련 데이터베이스와 리서치 자료처럼 고객이 접근할 수 있는 자료의 양이 방대해야 한다는 것이죠. 그래서 멤버십 프로그램은 스타트업보다는 레거시 미디어에 조금더 유리한 수익 모델이라 할 수 있습니다. 참고로 폴리티코는 창업 만 3년째에 멤버십 모델을 도입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광고 의존성을 낮춰 저널리즘의 가치를 지탱하는데 도움을 줍니다. 최근 들어 멤버십 프로그램을 채택하는 언론사가 늘어나는 경향도 이와 관련이 깊어 보입니다. 플랫폼 거인들이 디지털 광고 시장을 독과점하면서, 개별 언론사는 더이상 광고에만 의존할 수 없는 상황으로 내몰리고 있죠. 보유하고 있는 분야 전문성, 매체에 대한 신뢰, 기자와의 직접적인 네트워크를 상품화함으로써 광고 비중을 낮춰가려는 흐름과도 맞물려있다고 봐야 할 겁니다.
그렇다고 멤버십 프로그램이 만만한 비즈니스는 아닙니다. 앞서 언급했듯 누적된 자산이 많지 않으면 제공할 혜택을 상품으로 구성하기가 어렵습니다. 신뢰나 전문성, 충성 독자층이 얕은 언론사도 시도하기가 어렵습니다. 월 정기 방문자 대비 멤버십 전환율이 0.1% 이하라는 점까지 고려하면 정의된 성공 수준에 도달하기란 요원합니다.
국내 언론사들도 멤버십 프로그램을 도입하기 위해 백방으로 노력해왔습니다. 하지만 아직 성공적이라 할 만한 모델은 눈에 띄지 않습니다. 그 원인을 살펴보기 위해 2014년 INMA의 글을 인용해보겠습니다.
- ‘우리’에 관한 것이 아니라 ‘소비자’에 관한 것입니다. 청중들이 바라는 바를 찾아내는 데 시간을 들이지 않고 특전을 고르거나 선택하는 방식으로 회원 프로그램을 구성해서는 안됩니다.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물어봐야 합니다. 우리는 우리가 관련성이 있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 멤버십의 목표를 정의하십시오. 성공은 어떻게 측정할 것입니까? 활용하는 혜택을 어떻게 확인할 수 있습니까?
- 핵심 제품을 기대하게 됩니다. 청중은 상품의 인쇄물, 디지털 버전에 대한 액세스를 바랍니다. 멤버십은 그 이상입니다. 핵심 디지털 제품을 광범위하게 개방하고 멤버 전용 틈새 제품을 개발할 수 있도록 Verden Gang의 접근 방식을 고려해보십시오.
- 보상과 거래는 훌륭하지만 최고의 멤버십 프로그램은 높은 수준의 소속감이나 유대감을 필요로 합니다. 기억해야 할 것은 물건에 관한 것이 아니라 사람들이 브랜드에 연결되어 있다고 느끼게 하는 것입니다. 레이디 가가의 열렬한 작은 괴물들을 기억하십시오.
- 회원 가입은 반드시 쉬워야 합니다. 우리는 이것을 가능하게 만드는 기술에 투자 할 시간을 가질 필요가 있습니다. 소비자는 “혜택”에 액세스하기 위해 여섯 개의 다른 로그인 계정을 기억하고 싶어하지 않습니다. 싱글 사인온이 목표입니다.
- 목표는 마찰없는 트랜젝션을 만드는 것입니다. 클릭하기 전에 사람들이 어렵게 생각하지 않도록 하십시오.
- 혜택은 명확하고 이해하기 쉬워야하며 사람들은 정기적으로 혜택을 상기시켜야 합니다. 사람들은 기억할 수 없는 서비스를 사용하지 않습니다. 이해하기 쉬운 FAQ 페이지를 만드십시오.
- 사람들에게 정기적으로 회원 혜택을 알려주십시오. 홍보. 홍보. 홍보.
멤버십은 서비스입니다. 고객에 대한 서비스적 접근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곧 이탈자가 발생합니다. 뉴스나 콘텐츠를 일방적으로 공급만 한다고 성공할 수 있는 상품은 아니라는 것이죠. 보유한 디지털 자산을 폭넓게 개방하고 혜택을 정기적으로 상기시킴으로써 고객으로서 대우를 받고 있다는 느낌을 줘야 합니다. 폴리티코 프로는 약 6~7년 간의 시행착오를 바탕으로 90% 이상의 재가입율을 달성해낼 수 있었습니다. 국내 언론사의 실패 사례는 대부분 서비스적 접근의 부재로부터 기인한 경우가 많았던 것으로 기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