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고리즘 편집, 전문 편집자 대체할 수 있을까?
요즘 제가 가장 고민을 많이 하는 주제입니다.
'알고리즘 편집이 과연 전문 편집자들을 대체할 것인가'
알고리즘 편집으로도 만족할 만한 결과물을 내놓고 있는 미국의 많은 소셜 미디어 사이트들을 접할 때마다 이런 고민에 빠집니다. 요즘 같이 언론사 편집판을 불신하는 분위기가 팽배한 시점에서, 독자들, 사용자들의 집단지성이 반영된 알고리즘 편집은 새로운 편집 스타일의 대안으로 자주 거론되고 있기 때문이죠.
특히 하루에도 수천, 수만건의 기사나 글이 등록되고 있는 소셜 미디어의 경우 일일이 사람의 손을 거쳐 편집판을 만들어내는 것은 어쩌면 불가능에 가까운 일일 수도 있습니다. 알고리즘 편집이 각광을 받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Scott Karp의 지적처럼 알고리즘은 어디까지나 부여된 역할만 수행하는 기계의 산물일 뿐입니다. 개별적 판단을 내리거나 고민을 하지 않습니다. 때문에 항상 '오류의 위험'에 노출돼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다고 수천, 수만 건의 글을 편집할 수 있는 대단위의 인력을 고용한다는 건 비용증대만 초래할 뿐입니다. 이게 딜레마인 셈이죠.
다음 글은 알고리즘 편집과 경쟁해야 할 처지에 놓인 '에디터에 의한 편집'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에디터에 의한 편집이 살아남기 위해 어떤 전략을 택해야 하는가를 설명하고 있죠. 그 핵심키워드는 '협력'입니다. 기자들끼리, 그리고 커뮤니티와 협력하는 편집을 통해 알고리즘 편집과 경쟁해야 한다는 얘기를 담고 있습니다.
이를 구현하고 있는 사이트들도 소개하고 있습니다. 해당 사이트의 운영원리에 대해선 차후에 블로깅하도록 하고요. 오늘은 제가 좋아하는 블로거 Scott Karp의 글을 읽어보도록 하시죠. (오역이 많을 수 있으니 참조해주시기 바랍니다. 오역된 부분을 지적해주시면 곧바로 반영하도록 하겠습니다.)
웹에서 알고리즘은 인간 에디터를 대체할까? 그건 어떤 측면에선 고민스런 질문이다. 그러나 뉴스 사이트가 검색엔진을 통해 벌어오는 트래픽의 퍼센티지에 관해 뉴스사이트에 물어보라. - 그리고 트랜드가 어떠냐고 물어보라 - 그리면 알고리즘이 점차적으로 우리가 관심을 기울이는 것, 중요한 것, 관련된 것을 결정하고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될 것이다. 그것이 바로 어떻게 저널리스트들이 그리고 언론사들이 웹에서 전통적인 역할을 퇴위시키는지를 알게되는 한 부분이다.
뉴스 사이트들은 점차적으로 독자들이 읽어봐야 할 글들을 제안하는 알고리즘에 의해 작동되는 링크들로 채워나가고 있다. 그것은 대부분의 뉴스 사이트들이 여전히 오리지널 콘텐트 ‘생산’(creation)을 그들의 유일한 목적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구글은 아니다. 구글은 이미 존재하는 콘텐트를 필터링하는 걸 대단한 필요, 대단한 가치가 있다고 보지 않는다. 뿐만 아니라 그들 사이트에 연결된 모든 링크가 중대한 편집 판단이라고 여기지 않는다.
링크나 웹 필터링 기능을 알고리즘에 양도한다는 건 사람이 판단하는 퀄리티 그리고 개인 에디터들의 관점에 대한 맹목적인 평가절하이다. 그것이 바로 Andrew Sullivan, Glenn Reynolds, Josh Marshall, and Matt Drudge와 같은 링크 블로거들이 웹에서 그렇게 강력한 영향력을 얻게 된 이유이기도 하다. 그들은 웹의 필터링에 대한 유니크한 관점을 웹 필터링에 가져오는 것의 가치를 이해하고 있었고, ‘링킹 보이스‘(linking Voice)에 대한 가치를 알고 있었다. 또한 링크에 의한 ’편집의 힘’을 이해했다.
필터링을 알고리즘에 이양한다는 것의 의미
편집을 통한 링크의 선택권을 알고리즘에 넘기는 것은 또한 사람만이 뉴스를 판단할 수 있지 않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너무 일이 많아서, 기계에게 넘긴다는 것이다. 당신도 기계에게 넘기고 싶을 때가 분명 많았을 것이다. 뭔가 흐릿한 정보의 조각을 찾기 위해 웹에서 수백만 페이지를 검색할 때 알고리즘은 바로 신이 보낸 선물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알고리즘은 ‘가공할 만한 힘‘(brute force)으로 엄청난 양의 데이터를 프로세싱하는데 탁월한 능력을 발휘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우리가 부여한 룰에 한해서만 그렇다. 알고리즘은 그저 인간의 지능을 흉내 낼 수만 있다 - 알고리즘은 판단은 못한다 - 그리고 확실히 뉴스 판단을 할 수 있는 건 아니다. 알로리즘이 링크 저널리즘을 수행할 수도 없다.
그것이 구글의 위대함이다. 구글은 실제로 인간의 판단에 의해 작동한다. 웹사이트를 만든 누군가가 매번 뭔가 링크를 걸어놓는 그러한 판단에 의해 작동된다는 얘기다. 인간의 판단을 대체하는 것 이상으로 구글은 실제로 남의 그러한 판단을 마음대로 사용하고 있다.
그러나 구글은 대부분의 저널리스트들이나 언론사의 판단을 마음대로 사용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왜냐하면 그들 가운데 많은 수가 여전히 어떤 것도 링크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어떻게 에디터가 지치지도 않고 바쁜 날도 없고, 심지어 산만하지도 않은 알고리즘의 가공할 만한 힘과 경쟁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은 남아있다.
에디터가 알고리즘 필터링과 경쟁하려면
에디터는 이제는 외롭게 남겨진 오래된 저널리즘 모델로 경쟁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그들은 협력(COLLABORATION)을 바탕으로 경쟁할 수 있다. Digg은 협력적 수동 편집 노력이 웹상의 방대한 영역을 커버할 수 있음을 증명해냈다.
저널리스트와 언론사가 '편집 지성'와 뉴스 판단을 함께 결합시키고 접목시킨다고 상상해보라. 웹을 필터링하는데 있어 알고리즘 스케일의 이점이 그렇게 능가할 수 없는 것처럼 보이지는 않는다.
한 에디터가 구글 CEO 인 에릭 슈미트가 웹에서 잘못된 정보의 소굴이라고 일컫는 것의 팩트를 체크하는 것은 상당히 압도적일 것이다. 저널리스트들 간의 협력은 그들이 링크한 것을 검증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상상해보라.
뉴스룸에서조차 협력은 강력한 편집 필터링을 낳을 수 있다. 협력은 전통 저널리즘 플레이북에는 없는 것으로 나는 알고 있다. 그러나 비즈니스 모델이 빠른 속도로 침체를 겪는 상황에서 이 낡은 레퍼런스에 이 협력이라는 것을 삽입해야 한다. 저널리즘 분야에서 가장 혁신적이고 기획적인 마인드가 그들의 노력을 집중하고 있는 분야가 어디인지 똑바로 주시하라. 그건 바로 협력이다.
기자들 간의 '협력 필터링' 구현한 사례들
Ryan Sholin은 ReportingOn이라는 사이트를 론칭했다. 이 사이트에서 기자들은 그들이 보도하는 것들에 대한 짤막한 트위터류의 메시지를 공유한다. 실제로 서로 협력하기 위한 목적으로 사용한다. 뉴스룸에 오리지널 리포팅을 수행하는 기자들이 적을수록 완전한 리포팅 결과물을 만들어내기 힘들지 않나? 왜 홀로 노력하려고 하나?
이 아이디어는 제이 로젠 교수가 저널리즘 관습 파괴주의자인 Patrick Thornton과 함께 발명한 ‘Beat Blogging’이 담고 있는 기본 철학이기도 하다. 이 아이디어는 기자들이 소셜네트워크를 활용해 그들의 출입처 리포팅을 개선하자는 목적을 띠고 있다. 즉 직접 취재하고 있고 또 관심 있어 하는 토픽을 다루는 기자들끼리 협력하자는 모델인 셈이다. 기자들은 지금 더 개선된 리포팅을 하고도 있다.
커뮤니티와의 협력에 관한 이야기라면 Journalism 2.0으로 명성을 얻고 있으며, Serra Media라고 불리는 회사의 공동 창업자인 Mark Briggs도 빼놓을 수 없다. Serra Media는 지도 기반의 로컬 뉴스 플랫폼으로 언론사들에게 하이퍼로컬 뉴스를 퍼블리싱 하는데 있어 커뮤니티와 협력할 수 있도록 기능을 제공하고 있는 사이트이다. 이 사이트는 어떤 뉴스가 커뮤니티에 더 중요한지를 판단하는 문제에 있어 알고리즘 기반 로컬 사이트보다 훨씬 더 훌륭한 결과물을 내놓고 있다고 보증하고 있을 정도다.
Spot.us라는 사이트의 론칭을 준비중인 David Cohn도 있다. Spot.us는 커뮤니티가 필요로 하는 저널리즘에 돈을 지불하며 협력할 수 있도록 하고 있는 사이트이다. 커뮤니티는 돈과 이슈에 대한 관심을 모아오고, 저널리스트들은 그들의 리포팅 스킬을 협력적으로 모아온다.
'협력' 이젠 언론사 편집의 필수 요소
언론사는 단독으로 할 때보다 함께 할 때 더 많은 것을 수행해낼 수 있다는 아이디어는 저널리즘에 그렇게 이질적인 것은 아니다. 그건 뉴스와이어의 기본이다. 링크에 기반한 협력적인 뉴스와이어, 기자들이 서로 협력하며 웹을 필터링하는 뉴스와이어를 떠올려보는 것은 그렇게 어려운 문제는 아니다.
다른 기자들과 그리고 근무하는 커뮤니티와 협력하는 저널리스트를 그려보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며, 웹에서 가장 강력한 ‘에디팅 지성‘(editorial intelligence)으로 부상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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