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구독 모델의 성공 사례와 그들이 제안하는 팁들

지난 2월27일 Media Subscriptions Summit에서 소개된 두 언론사의 조언은 대체로 입구 전략과 이탈 방지 전략에 초점을 맞춰져 있었습니다. 더 많은 독자들에게 콘텐츠가 도달할 수 있도록 입구를 크게 열어놓은 뒤, 붙잡은 독자를 나가지 않도록 관리하는 것이 디지털 구독 전략의 핵심이라는 메시지로 읽혔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입구를 넓히기 위해 여러 플랫폼들을 활용하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었습니다. 대신 카니발효과가 적어야 한다는 전제를 강조하는 듯 보였습니다. 정확한 목표를 설정하고,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수단으로 플랫폼의 넓은 도달력을 활용하자는 취지로 해석할 수 있겠더군요. 예전, 월스트리트저널이 애플뉴스+에 참여를 할 때, 어떤 전략인지가 궁금했었는데요. 오늘 설명을 들으니 대략 이해가 가긴 하더군요.

구독하는 독자들의 이탈을 막기 위해서는 engagement가 정말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두 언론사 모두 한결 같은 목소리였습니다. 워싱턴포스트는 대선 후보 퀴즈의 사례를 들었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습관의 형성 전략을 언급했고요. 특히 월스트리트저널은 그것이 무엇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습관을 들이기 위해 58가지의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그것이 사실이라면 어마어마한 노력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만큼 구독에 가입한 독자보다 가입한 독자의 이탈을 관리하는 노하우가 중요하다는 의미일 겁니다.

입구 확장 전략으로서 버티컬 미디어

제가 조금더 관심 있게 본 대목은 콘텐츠 전략입니다. 만약 유료 전환율과 이탈률이 일정하다고 한다면, 입구가 넓으면 넓을수록 수익은 늘어나게 마련입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이를 위해 플랫폼뿐 아니라 다른 언론사와의 번들 상품을 활용하고 있었습니다.

반면 워싱턴포스트는 3개의 버티컬을 추가 론칭해서 입구를 넓히는 전략을 취했습니다. 여행 버티컬인 바이더웨이, 음식 버티컬은 보라셔슬리, 게임 버티컬은 론처 등입니다. 이들 버티컬의 목표는 취약 오디언스층을 공략해서 디지털 구독자들도 전환시키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 여러 투자도 마다 않고 있습니다. 투자 대비 성과가 존재한다는 나름의 판단이 있었기 때문일 겁니다.

사실 디지털 구독 전략에 집중하면 할수록 틈새 분야의 심층 콘텐츠의 위력이 커진다는 걸 확인할 수 있습니다. 대형 언론사들이 버티컬 전략을 다양한 방식으로 구사하는 이면에는 이러한 수익 전략이 바탕이 돼 있다는 걸 이 글을 통해 대략적으로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구독 수익을 늘리기 위해서라도 버티컬에 손대지 않을 수 없다는 얘기겠지요.

사실 월스트리트저널의 팀들을 보면서, 디지털 구독을 핵심 수익모델로 안착시키는 것이 얼마나 지난하고 어려운 과정인지 확인하게 됩니다. 무엇보다 이탈률을 관리하기 위해 팀간의 협업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하는 대목을 보면서, 수익 모델의 전환이 내부 조직 문화를 변화시킬 수도 있겠다는 생각까지 미치게 되더군요.

우리에게 주는 시사점

구독 모델로의 전환은 언론사 내부의 문화를 바꾸는 작업이 될 수밖에 없는 듯합니다. 마음먹기도 쉽지 않을 뿐더러 기대하는 만큼의 성과를 내는 건 더더욱 쉽지 않은 과정으로 보입니다. 목표에 대한 조직 전체의 동의, 그리고 인내와 협업이 전제되지 않으면 내부의 반발로 좌초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까지 들었습니다. 그렇다고 지레 겁먹을 필요도 없을 겁니다. 전례가 없지 않으니깐요. 월스트리트의 번들링 전략을 보면서 문득 아웃스탠딩과 리디북스의 번들링 상품이 떠오른 건 저뿐만은 아니었겠죠?

디지털 구독을 검토하는 언론사들이 국내에서도 점점 늘어나고 있다는 느낌을 받고 있습니다. 국내 플랫폼들이 이러한 흐름을 주도하려는 움직임도 관찰되고 있고요. 무엇보다 광고 중심의 수익모델이 만들어낸 비극적인 저널리즘 풍경을 넘어서기 위해서라도 디지털 구독의 하나의 수익모델로 허리 옆에 둘 필요는 분명해지 것 같습니다. 도입하든 아니든 이 모델의 전제조건이나 작동방식을 이해하고 대비하려는 노력들은 해두는 게 낫지 않을까 그런 생각을 해봅니다.

아래는 월스트리트저널의 CMO, 수지 왓포드가 제안한 팁입니다.

1. 새로운 수용자와 파트너십 : 플랫폼에 기대 보라고 왓포드는 말했다. 애플뉴스+와 월스트리트저널의 관계는 카니벌효과가 낮은 모든 수용자에 열려있다. 특히 여성과 젊은 리더에게 더 그렇다.
2. 새로운 시장과의 유료 파트너십 : 월스트리트저널은 뉴스 미디어 기업들과 공동의 유료 번들 상품을 만들기 위한 파트너십 팀을 구성했다. 이 같은 번들 상품은 해당 기업들(토론토 스타, 부니어, 사노마 등)이 그들 독자들에게 가치를 더할 수 있도록 해줬고, 월스트리트저널에게도 직접 다가가지 못했던 (새로운) 시장에 도달할 수 있도록 해줬다.
3. 학생 멤버십을 통해 미리 수용자 구축하기 : 월스트리트저널 구독자들의 1/4은 그들이 대학 재학중일 때 처음으로 새로운 미디어를 만난 이들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현재 200만명 이상의 대학생들에게 도달할 수 있는 200개 이상의 대학과 파트너십을 맺고 있다.
4. 퍼널 채우기 : 세일즈 주기의 큰 뉴스 기간에 진입함에 따라, 고려, 발견, 전환 그리고 인게이지먼트로 이어지는 웨이브 모델은 월스트리트저널이 긍정적인 풀의 규모를 예측하는데 더 나은 이점을 제공한다.
5. 더 많은 소비자 선택권을 제공하기 : 종이신문, 종이신문+디지털, 디지털 등의 선택권은 더 확장될 필요가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더 낮은 비용의 진입 지점 주변에서 수용자를 더 늘리기 위해 가벼운 제안 항목들(을 만드는 데)에 집중하고 있다.
6. 습관 이해하기 : 이탈의 가장 중요한 근거는 낮은 인게이지먼트다. - 그 사람이 얼마나 읽느냐도 아니고, 웹사이트에 얼마나 오래 있느냐도 아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구독한 첫 100일 동안 습관을 만들어내기 위해서 58가지의 다른 조치를 취했다(신규 독자들이 크로스워드 퍼즐 또는 뉴스레터에 가입하는 것부터).
7. 가입 그리고 그 뒤 100일 동안이 중요 : 월스트리트저널 구독에 안착하는 건(onboarding) 5단계에서 15단계로 가는 길이다. 온보딩한 독자들의 리텐션은 18%p 더 높게 나타난다. 새로운 독자의 절반은 이 모든 단계를 거의 통과한다.
8. 세일즈와 리텐션에 투자하기 : 월스트리트저널은 구독 취소를 하려는 독자들을 더 잘 다뤘다.(예전에 우리는 “나가지 말아 달라” 그것뿐이었다). 팀은 모든 수단을 동원할 가치가 있는지 결정할 때, 그 소비자가 남아있을 경향성을 예측하는데 또한 더 능숙해졌다.
9. 이탈 벤치마킹 : 왓포드는 INMA 청중들에게 디지털 이탈과 종이신문 이탈을 비교할 수 없다는 사실을 상기시켰다. 스포티파이의 이탈률이 4~5%인데, “다른 곳과 벤치마킹을 해야지, 종이신문과 비교하거나 벤치마킹을 하지는 마라”고 조언했다.
10. 더 나은 경험을 만들어 제공하기 : “프로덕트는 어렵다. 난 모든 버전을 다 살펴봤다. 우리는 목표에 더 집중을 하기 시작했다. 우리는 보다 심층적인 수준의 합의와 연결된 목표에 따라 깊고 긴 대화를 지속해왔다. 이러한 변환의 결과는 소비자 여정에 집중하는 팀이었다. - 엔지니어링, 디자인, 프로덕트 전략, 운영 등을 포함하는 바로 그 팀.

아래는 워싱턴포스트의 CMO, 미키 톨리버 킹이 제시한 경험과 팁입니다.

1. 정보제공(Inform)

지난 2년 동안 워싱턴 포스트의 팀들은 독자들이 관심있다고 말한 이야기를 다루기 위해 노력해왔다. 이 주제들 중 일부는 다루어지고 있었지만, 독자들이 쉽게 찾을 수 있는 방식으로 발행되지는 않았다. 워싱턴 포스트는 세 개의 "새로운" 버티컬을 론칭했다. 토픽은 새로운 것이 아니었다. 플랫폼이었다.

  • By The Way : 주로 디지털(네이티브)인 수용자들에 초점을 맞춘 여행 버티컬이다. 출판사의 오래된 여행 보도에서는 볼 수 없었던 방식으로 타깃 수용자를 겨냥하고 있다.
  • Varaciously : 워싱턴포스트의 수십 년 된 음식 코너를 새로운 시각으로, 다양한 수용자들에게 음식의 내용을 노출하고 있다.
  • 런처(Launcher) : 게임 버티컬이며, 이전에는 새로운 청중에게 도달하지 못했던 방식으로 웹과 소셜 미디어에 기술 커버리지를 제공한다.

2. 연결

킹은 "우리의 저널리즘은 정말로 우리 제품만큼이나 훌륭하고 마케팅팀은 이 정보들을 독자들이있는 플랫폼에서 그들에게 전달할 수 있다”라고 했습니다. "새로운 수용자에게 지속적으로 도달하기 위해 우리는 다른 이들의 네트워크를 어떻게 사용해야 할까?" 이를 염두에 두고 워싱턴포스트는 페이스북, 유튜브, 인스타그램, 스냅챗, 애플뉴스와 제휴했다. 이들 플랫폼에서 워싱턴포스트 콘텐츠를 이용할 수 있으며, 플랫폼별 참여 기회(새로운 리드를 창출하고, 뉴스레터에 가입)가 창출된다.

3. 활성화

킹은 워싱턴 포스트의 ‘2020년 후보 퀴즈’를 독자들을 관여시키는 콘텐츠의 하나로 언급했다. 그 퀴즈에서 독자들은 퀴즈에 답변을 하고, 퀴즈를 공유하며, 소셜미디어에서 그 퀴즈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다. 킹은 "우리는 독자들이 워싱턴 포스트를 소비하는 것 이상을 하길 바랍니다"라며 "우리 독자들은 워싱턴포스트를 수동적으로 읽는 것 이상의 방식으로 우리와 상호작용을 하고 있다. 우리는 우리의 수용자를 키우고 싶다. 하지만 우리에게 정말 중요한 것은 다양한 방식으로 콘텐츠에 적극적으로 관여하는 사람들의 수가 늘어나는 것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