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가 평가한 언론사 신뢰도, 특징과 변화의 의미

기자가 평가한 언론사 신뢰도, 특징과 변화의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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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뢰도 추세적 하락 언론사

JTBC : JTBC는 부침이 가장 큰 언론사 중 한 곳입니다. 2017년 30.3%까지 치솟앗던 기자들 내 신뢰도는 2020년 6.3%까지 추락했습니다. 진폭만 25%입니다. 원인이 무엇이라고 해야 할지 가늠하기 어려울 정도로 하락세가 뚜렷합니다. 손석희 사장의 앵커 하차가 2019년임을 감안하면 전적으로 손 사장만을 원인으로 지목하기도 어렵습니다. 이미 그가 앵커를 맡고 있을 때부터 기자 사회 안에서는 신뢰도가 낮아지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세월호 보도, 최순실 국정농단 보도를 끌어올린 신뢰도가 지금은 사실상 효력을 다했다는 인상을 지우기가 어렵습니다.

한겨레 : 2014년 이래 기자 사회 내에서 20%대 이상의 신뢰를 얻은 언론사는 JTBC와 한겨레가 유이했습니다. JTBC가 부상하기 전까지만 하더라도 한겨레는 신뢰도 부문에서는 단연 1위의 자리를 차지해왔었죠. 이런저런 부침을 겪다가 지금은 7.4%까지 내려왔습니다. 경향신문과 같은 수준이고 조선일보보다는 약 3%가 낮은 수치입니다. 박근혜 정부 2년째인 2014년만 하더라도 한겨레는 기자들로부터 23.4%의 신뢰를 얻었습니다. 정부의 교체에 따른 신뢰도 변화와 함께 보는 것도 의미가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신뢰도 추세적 상승 언론사

잘모름/무응답 : 개인적으로 기자협회의 2020년 조사에서 언론사 간 순위는 의미가 없다고 보는 편입니다. 잘모름과 무응답이 다시금 큰 비중으로 높아졌기 때문입니다. 2018년 34.5%로 최고 수치를 기록한 이후 2019년 다소 낮아지는 듯했다가 2020년 다시 24.8%를 찍었습니다. 어떤 언론사의 신뢰도보다 이 답변이 2배 이상 높습니다. 기자들 사이에서도 신뢰할 만한 언론사가 없다는 메시지로 읽어볼 수 있는 대목이 아닐까요?

조선일보 : 2014년 이래 10% 이상을 넘은 적이 없었던 조선일보의 기자 사회 내 신뢰도는 2020년 들어 처음으로 그 벽을 넘어섰습니다. 2018년 1.6%였던 신뢰도는 불과 2년 만에 약 9%가 오른 셈입니다. 현 정부와의 대척점에서 강도 높은 비판적 기능을 수행하면서 기자 사회 안에서는 다시금 신뢰를 회복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추정해 봅니다.

SBS : 참 흥미로운 대목은 수용자들 대상 조사를 보면 방송사들에 대한 신뢰도 지수가 높게 나타나는데 반해 기자 사회에서는 방송사에 대한 신뢰가 그리 높은 편은 아닌 듯합니다. 그나마 SBS가 다른 방송사 대비 미미한 수준이지만 상승세를 타고 있다는 점을 확인해볼 수 있습니다. MBC가 2020년 반짝 3%대로 진입했지만, 내년까지는 이 흐름을 두고봐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뉴스타파 : 뉴스타파가 집계 항목에 포함된 건 2019년부터이지 않을까 싶더군요. 제가 기자협회 설문조사 로데이터에 접근할 수가 없다 보니 대략 그렇게 추정해본 것입니다.(아니라면 꼭 알려주세요) 뉴스타파는 2019년 1.8%를 시작으로 올해 3.4%로 올랐습니다. MBC나 중앙일보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수준입니다. 이 흐름도 내년까지 한번 지켜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몇 가지 특징들 요약

기자들조차 타 언론사 신뢰에 대한 의구심 커지고 있다 : 이것이 핵심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모름과 무응답이 전년 대비 5% 상승했고요. 그 비율도 24%나 됩니다. 4명 중 1명이 신뢰할 만한 언론사에 대해 답을 내지 않았다는 의미입니다. 상당한 높은 비중입니다. 2018년의 33%에는 못 미치지만 다시 상승했다는 것은 여러 가지 함의를 담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2019년 조국 사태 등 언론사 간 여러 정치/이념적 대결 양상을 거치면서 서로를 불신하게 되는 결과로 나타나게 된 것이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일관되게 신뢰받는 언론사가 보이지 않는다 : 10% 이하가 아닌, 10% 이상 수준에서 정부의 변화와 관계 없이 일관되게 기자 사회 안에서 신뢰를 얻는 언론사를 찾아보기가 어려웠습니다. 어쩌면 정부 변화와 해당 정부와의 우/비우호 관계에 따라 기자들 안에서도 신뢰하는 언론사가 달라지거나 변화한다는 의미가 아닐까 싶습니다.

사실 이 건 굉장히 복잡한 분석 대상이라고 생각합니다. 기자들이 언론 신뢰 평가의 척도로 무엇을 상정하는가에 따라 크게 달라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기자 스스로의 이념 성향이 신뢰 평가의 척도에 영향을 미친다고 가정하게 되면, 아마도 당분간 일관되게 높은 신뢰도를 유지하는 언론사를 발견하기는 쉽지 않을 듯합니다. 반면, 저널리즘의 가치와 준수 정도를 중심으로 언론의 신뢰도를 평가한다면 또 다른 결과가 나올지도 모르고요. 분석과 해석을 숙제로 남겨두고 이 특징만은 여기선 언급하도록 하겠습니다.

기자협회보 참고 기사

참고 : 시사저널 집계 언론매체 신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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