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인 후원 시스템과 결제 시스템의 한계

시사IN 기사가 요즘 너무 좋아서(저널리즘의 존재 이유와 품격을 높여주는 글들이 적잖아서입니다), 단건 후원을 하려다 결국 도중에 멈췄습니다. 나름 마음 먹고 들어갔음에도 이니시스 카드 결제 등에서 포기하고 말았네요. 걸어가는 와중이었는데, 카드 꺼내서 하나하나 번호 입력하려니 번거롭더라고요.
내친 김에 네이버페이를 후원 결제용으로 사용할 수 있는 방안이 없을까 검색을 해봤는데 아직 못 찾았습니다. 휴. 기억이 가물가물한데요. 후원은 간편결제툴과 연결하면 안되나요? 예전에 뭔가 허들이 하나 있었던 기억이기도 한데요. 단건 후원도 이렇게 결제 과정이 번거로워서 어떠할지 잘 모르겠네요.
아마 다시 시도를 하긴 하겠지만.

사실 제가 저렇게 쓰긴 했지만, 구독이나 후원 모델에서 반드시 염두에 둬야 할 건, 결제 프로세스는 최소한도로 간편화하는 것이라고 중요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어서였거든요. 기왕 오신 김에 건의를 드리면 1) 기사 후원 버튼을 모든 기사 하단에 부착하면 어떨까요? : 정말 훌륭한 기사를 보고 나면 후원 의지가 샘이 솟는데, 정작 기사 하단에는 후원이 존재하는지 확인하기가 어렵더라고요. 관련 기사보다 더 중요한 게 후원인데, 데이블 관련 기사 아래에 후원 버튼이 있다는 건 전체적인 후원 의사가 있는 사용자의 기사 페이지 내 동선을 덜 고려하신 것 같습니다. 2) 단건 후원의 디폴트 상태를 무통장입금으로 하면 어떨까요 : 지금은 핸드폰으로 돼 있긴 한데요. 그 다음이 신용카드입니다. 번거로운 결제 과정이 요구되는 두 개를 뒤로 밀고 계좌를 먼저 보게 되면, 훨씬 간편하게 이체를 할 수 있을 듯합니다. 이건 저 한 명 개인의 의견일 뿐이니 신경은 안 쓰셔도 됩니다. ^^ 여튼 늘 좋은 기사 (시사인분들 모두에게) 감사드립니다.

아래는 댓글에 달린 내용을 여기에 옮겨 적었습니다.


안희태 : 신용카드 선택해도 카드번호 입력방식이 아닙니다. 앱카드로 결제 가능합니다. 참고로 네이버 페이는 정기구독 상품(시사IN 정기구독) 때문에 가입이 되지 않습니다.

김슬 : 정기 결제하면 돈 낸 이후에 리더 앱에서 결제 정보를 별도로 등록하고 연결시켜줘야 하는 과정도 있고 앱들의 완성도도 떨어져서 정말 힘들었던 기억이 있네요

Kim Yin : 가장 큰 이유는 간편결재는 상품을 구매하는 용도라서 그렇지않을까요? 분면 후원이라고하는것과는 세금계산방법이 다를꺼같네요. 수수료문제도 있고...

이찬우 : 결제모듈 자체를 바꾸는 것은 쉽지 않을 수도 있을 것 같은데요, 몇몇 UI 개편은 필요해보입니다. 예) 정기후원과 일시후원 양식이 분리되어 있는데, 이 방식이 실수를 유발할 수 있어서 양식은 통합하고 버튼 클릭 등으로 구분할 수 있게 하기. 예2) 개인정보 수집 및 이용 동의를 신청하기 버튼 바로 위로 배치하기 예3) 후원페이지에서 불필요한 요소들 제외하고 폼을 상단으로 올리기 (이미 후원 목적을 가진 사람들이 방문하는 페이지인데 창간스토리, 시사IN비긴즈 등 다른 요소들이 많이 배치 되어서요. 후원 요청 캠페인 페이지와 양식 제출 페이지의 역할 구분 필요)

이커머스의 경우에는 카드 정보를 자체적으로 미리 받는 간편결제 시스템을 도입하기도 하지만, 언론사의 경우에는 이용자 입장에서 상시적으로 결제를 하는 곳은 아니기 때문에 결제모듈로 해결하는 방식 이외의 다른 개선 방안들을 찾아봐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물론 지금보다 조금 더 편한 결제모듈이야 찾아보면 있긴 하겠지만 네이버페이, 앱카드 등등도 결국은 이용자가 사전에 등록해둔 정보를 활용한다는 점에서 내부에서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닌 것 같아서요. (가장 많이 사용하는 간편결제 방식들은 도입하면 좋긴 하겠죠.)

저는 그보다 다른 댓글에서 말하신 것처럼 아티클 페이지에서 구독/후원으로 유인하는 경로 설계와 기사와 후원의 상관관계(후원으로 연결되기까지의 경로추적), 후원페이지 UI개선 등에 집중하는 것이 현실적인 방안이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시사인의 경우는 페이지 경로와 구글애널리틱스 셋팅을지금과 같은 방식으로 하신 이유가 별도로 있으신지는 모르겠지만..... support.sisain.co.kr / subscribe.sisain.co.kr / pay.sisain.co.kr 처럼 전부 2차 도메인으로 분리가 되어 있고, 해당 도메인마다 GA 속성도 전부 따로 사용하고 있는데요. 결제 페이지에는 GA가 설치되어 있지도 않아서 아마 유입경로~본 기사~후원페이지~결제까지의 과정을 못 보고 계시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임종헌 : 솔루션이야 있겠지만, 현실적으로 1) 지금 세팅된 결제모듈을 변경하려면 여러 문제가 파생되고 2) 내부에 전담인력이 없고 3) 전담인력을 뽑기에는 돈이 없고... 정도의 사유로 쉽게 안바뀌는게 아닐까 싶습니다

그런 그렇고, 시사IN의 고품질 저널리즘은 더 많은 조명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하기에

시사IN의 아베의 코로나19 엉망 대응 뒤엔 ‘제국 군부의 망령’ 있다 기사를 본 이준웅 서울대 교수

"훌륭한 기사다. 글의 리듬도 좋지만, 내용이 꽉 차있어 배운 게 많았다. 지금까지 누구나 궁금해 했던 질문, ‘왜 일본은 PCR 검사를 확대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대한 '그럼직한' 답변을 제시한다. 의뢰했든, 찾았든, 직접 썼든 이런 글을 실을 수 있는 게 언론의 실력이다. 이 글의 미덕은 ‘설명’에 있다. 어설픈 해석이나 견해를 제공하는 데 그치지 않고 왜 그런지 질문하고 답한다. 항간에 떠돌고 있는 일종의 음모론, 즉 일본이 오염국가라는 악명을 피하기 위해 검사를 줄이고 있다는 식의 주장에 대해 ‘그런 것을 조작할 정도로 간 큰 관료는 없다’는 전문가의 의견을 소개한다. 그리고 대안적 설명을 제시한다. 제국일본 육해군에서 유래한 제도, 관행, 이권 때문에 이 지경이라는 것이다. 덧붙여 주장을 뒷받침하는 관찰과 역사적 배경을 꼼꼼하게 배열한다. (이런 근거가 믿을만한 지 누군가 또 검토해 주면 좋겠다.) 이런 식의 설명 기사를 더 많이 봤으면 좋겠다. 예컨대, 다음과 같은 질문들에 답하는 주류 언론의 기사를 찾기 어렵다. 어떻게 유럽에서는 시장 등 정무관이 통행제한이나 사업장 폐쇄 같은 명령을 내릴 수 있나? 법원의 사법적 판단을 얻어서 진행하는 일인가? 싱가폴과 홍콩과 같은 작은 행정단위가 아닌 곳에서 봉쇄작전이 성공한 사례가 있는가? RT-PCR 검사에 엄밀한 검정 기준을 적용한다던데, 혹시 ‘거짓 음성’이 높지는 않나? 우리나라에서 재난위로금을 지급하는 데 필요한 법적 절차와 예상되는 최단집행 시간은 얼마인가?"(이준웅 교수 페이스북 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