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한국엔 뉴스자동수집 사이트 등장하지 않을까

왜 한국엔 뉴스자동수집 사이트 등장하지 않을까

NYTimes가 뉴스 콘텐트의 보강을 위해 수집 방식(Aggregation)을 1일부터 도입하기로 했습니다. Blogrunner라는 서비스를 통해서입니다. NYT는 2005년 이 서비스를 사들였습니다. Techmeme와 같은 뉴스 콘텐트 자동 수집 사이트입니다.

뉴욕타임스는 일단 테크놀로지 섹션에만 노출하기로 결정했습니다. 독자들의 반응을 살펴보고 난 뒤 각 섹션 노출을 검토해보겠다는 판단인 듯 보입니다. 돌다리도 몇 번씩 두드려 건너는 NYT의 신중함을 읽어볼 수 있는 대목입니다.

하 지만 뉴욕타임스는 자동 웹크롤 방식을 활용하지 않습니다. 전문 편집자가 Blogrunner에 수집된 콘텐트를 선택해 NYT 테크놀로지 섹션에 노출하는 방식입니다. 수동인 셈이죠. NYT 측은 “하이브리드 방식”이라고 설명하고 있긴 합니다. 하지만 알고 보면 1단계 Blogrunner의 web crawl → 2단계 편집자의 선택 이런 프로세스를 거치고 있음을 짐작해볼 수 있습니다.

NYT 의 이 같은 시도는 일단 높이 평가 받을 만합니다. 사실상 우수한 블로거들의 포스트를 NYT 기자들과 동격으로 취급하겠다는 의지를 간접 천명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 섹션에 노출되는 Blogrunner의 포스트들은 미국 내에서 NYT 기사만큼의 영향력과 권위, 신뢰를 가지게 될 것입니다.

Aggregator Model 대세 이루나

Aggregator Model은 뉴스 사이트의 혁신 과정에서 보편적인 도입 모델로 자리를 잡아 가고 있습니다. 최근 새롭게 론칭되고 있는 많은 수의 뉴스사이트들이 Aggregator Model 기반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최근 제가 소개했던 Dailyme.com도 마찬가지입니다.

Digg.com, Reddit, Propella와 같은 Seeding Model과는 달리 사용자의 수고로움을 요구하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또한 간편한 알고리즘만으로도 신뢰도 높은 콘텐트를 상위에 배치할 수 있죠. 그만큼 서비스 구축이 간편하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유사 사이트들이 많이 생겨나면 날수록 동질화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때문에 새로운 서비스가 론칭될 때마다 ‘Techmeme를 대체하나’ 이런 류의 전망들이 꼭 꼬리표처럼 따라다니게 됩니다. Slashdot과도 비교되기도 하지요.

그만큼 신뢰할 만한 콘텐트가 한정돼 있는 탓이기도 합니다. 끌어갈 수 있는 신뢰할 만한 콘텐트가 제한돼 있는 조건에서는 해당 서비스만의 차별화된 특징과 기능이 없으면 살아남기 힘들죠. 혹은 더욱 정교한 알로리즘을 바탕으로 경쟁력을 확보해나갈 수도 있을 것입니다.

왜 한국엔 Aggregator Model이 없을까

미국과 한국, 콘텐트의 누적 총량을 비교해보시기 바랍니다. 솔직히 ‘새 발의 피’ 수준입니다. 알고리즘을 정교하게 짤 필요도 없이 각 개별 영역의 파워 블로그 몇 개만 수집해서 노출하면 다 동일해질 것입니다. 솔직히 수집할 수 있는 총량이 매우 적기 때문에 Aggregator Model로 하건 Seeding Model로 하건, Rss Feeding Model로 운영을 하건 결과적으로 노출되는 콘텐트는 크게 다르지 않을 것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굳이 모험을 할 필요가 없지 않을까요? 이미 메타블로그들이 충분히 이 역할을 대신해주고 있기도 하고요.

NYT처럼 고급블로그의 포스트를 끌어와 지면에 노출해보는 것도 시도할 만할 텐데, 한국의 언론사닷컴은 아직 진지하게 이 문제에 접근하지 않는 듯 보입니다. 자체 기자들의 블로그가 훨씬 더 매력이 있고 퀄리티도 높다고 믿고 있기 때문이 아닌가 합니다. 블로거를 약간은 깔보는 경향도 없지는 않고요.

한국에선 어떤 뉴스 서비스가 등장할까

제 생각입니다. 언론사는 자사의 입맛에 맞는 뉴스를 선별적으로 제공받을 수 있는 블로그 중개상를 필요로 할 것 같습니다. 그러기 위해선 중개상이 다양한 필터링 시스템을 갖추고 있어야 하겠죠. 각 개별 블로그들을 분야, 콘텐트의 질, 성향, 정기발행 여부 등에 따라 세분화 한 그런 서비스말이죠.

모르겠네요. 왠지 한국에선 Aggregator Model이 그렇게 매력적인 서비스로 인식되기 힘들다는 느낌만 드는군요. 포털이나 상위 언론사닷컴만큼 트래픽을 벌어주지 못한다면 이내 블로거들로부터 외면 받을 수밖에 없을 것 같고요.

다만 분야의 niche Market를 잘 찾아 공략한다면 나름 성공적인 모델의 탄생을 기대할 수는 있을 것 같습니다. 시민단체나 소수자단체, 직능단체에서 이 모델을 도입해 제공한다면 의미가 깊지 않을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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