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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설문 결과] 네이버 실검으로 언론사 수익 감소? 종사자 vs 비종사자 전망은 달랐다

2020년 하반기로 접어들면서 광고 시장이 다시금 살아났고 이를 바탕으로 언론사들의 수익은 전년과 비슷한 수준으로 선방했거나 일부 감소한 정도로 평가가 되고 있습니다
[이슈설문 결과] 네이버 실검으로 언론사 수익 감소? 종사자 vs 비종사자 전망은 달랐다

아마 제가 긴급하게 실시한 설문조사를 받아본 분들이 적지 않으실 겁니다. 지난 금요일 오후에 시작해서 일요일 밤까지 받은 온라인 설문조사에 언론사 종사자를 포함해 모두 55명이 응답을 해주셨습니다. 구글 설문 방식으로 '미디어고토사 페이스북 페이지'를 통해 진행이 됐습니다. 각 질문마다 어떤 결과가 나타났는 지금부터 한번 살펴 보시죠.

사실 이 설문을 시작할 때 언론사 종사자와 언론사 종사자가 아닌 분들을 일부러 나눴습니다. 두 집단 간에 분명 전망과 평가의 차이가 뚜렷할 수 있을 것이라는 나름의 가설 때문이었습니다. 제 가설대로 그 차이가 존재했을지를 염두에 두시면서 결과를 하나씩 하나씩 읽어나가 봤으면 합니다.

네이버 실검 폐지 방침에 대한 평가

보시다시피 평가에 대해서는 의견이 거의 합치했습니다. 긍정적이라는 비중이 두 집단 사이에서 거의 동일하게 나타났습니다. 언론산업 종사자는 78%가, 비 언론산업 종사자는 76%가 긍정적이라고 응답했습니다. 부정적이라는 의견도 존재했다는 점을 보면, 실검의 긍정적 효과를 아쉬워하는 분들도 일부이지만 존재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대체로 반기는 분위기라는 사실은 분명해 보였습니다.

실검 이후 언론사 트래픽의 변화 전망

이제부터가 흥미롭습니다. 서서히 언론산업 종사자와 아닌 집단의 견해가 엇갈리기 시작하기 때문입니다. 당시 저는 트래픽의 급증할 것이다를 5점으로 급감할 것이다라를 1점으로 하는 5점 리커트 척도를 사용했습니다. 급증/급갑 쉽게 내다보기가 어려울 것이라는 점을 전제로 나름의 잣대로 평가를 해주시길 기대했기 때문입니다.

아래 차트를 보시면 알겠지만, 언론산업 종사자들은 비종사자에 비해 '변화없음'을 답한 비중이 높았습니다. 물론 10명 중 7명(69.6%)은 '급감+감소'라고 응답하긴 했습니다. 그래도 약 30%는 변화가 없을 것으로 내다본 것이죠. 반면 비 언론산업 종사자는 80.9%가 급감+감소할 것으로 봤습니다. 언론산업종사자보다 11% 이상 높은 수치입니다.

왜 이런 차이가 발생했을까요? 다음 설문까지 확인해 본 뒤에 분석을 해보도록 하죠.  

실검 폐지가 수익에 미치는 영향

이제 견해가 더 엇갈리는 결과를 보게 되실 겁니다. 마지막 질문이었죠. 네이버의 실검 폐지가 수익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를 물어봤습니다. 언론계 종사자들은 수익이 줄어들 것이다와 변화가 없을 것이다가 거의 반반 정도로 나뉘었습니다. 반면 비언론계 종사자들은 71%가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비언론계 종사자들이 언론사 수익에 미치는 영향을 더 부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왜 이런 엇갈림이 발생했을까

KOBACO 광고경기전망지수(KAI) 조사

분석을 해봐야겠죠. 카카오가 실검을 폐지한 것은 2020년 2월의 일입니다. 업친데 덮친 격으로 코로나19가 대유행의 국면으로 곧 접어들게 되죠. 그리고 네이버의 전재료 체제가 2020년 4월부터 폐지되는 수순으로 이어졌습니다. 어쩌면 언론사들에겐 디지털 영역에서 악재들이 연거푸 터진 셈입니다. 이 과정에서 언론사들의 트래픽이나 수익은 어떻게 됐을까요?

2020년 언론사 결산이 공개되려면 적잖은 시간이 필요하겠지만, 아직까지 언론사들의 수익이 크게 하락했을 것이라는 소문이나 전망은 거의 나오지 않습니다. 2020년 하반기로 접어들면서 광고 시장이 다시금 살아났고 이를 바탕으로 언론사들의 수익은 전년과 비슷한 수준으로 선방했거나 일부 감소한 정도로 평가가 되고 있습니다. 주로 10대 일간지의 성적이고요. 방송은 이미 2019년도의 하락세를 훌쩍 뛰어넘는 정상화 단계로의 회복을 경험한 곳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2021년 신년사를 통해서 확인한 대략의 사정입니다.

언론의 수익 추이를 밖에서 지켜본 분들은 이러한 과정이 다소 이해하기 어려울 수도 있지만, 이미 언론사들은 실검과 트래픽만으로 수익을 창출하는 단순하고 기초적인 모델에서 서서히 벗어나고 있었습니다. 혹은 실검 없이도 트래픽을 만들어내고 이를 수익화하는 새로운 문법을 발견했었을 수도 있습니다. 그 형태가 합리적이거나 아름답진 않더라도 나름의 체력을 유지할 수 있는 바탕을 준비해왔다고 봐야한다는 거죠. 수익에 별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평가한 비중이 언론 종사자가 높은 이유에도 이러한 자신감이 베어있다고 봐야 하지 않을까 합니다.  

그래도 양극화는 있을 것이다

간과해서는 안되는 부분이 있습니다. 분명 실검은 어떤 유형의 언론사들에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을 겁니다. 트래픽과 수익 측면에서 말이죠. 실검을 통한 검색 트래픽에 과도하게 의존해온 검색 제휴 언론사들 가운데 그 정도가 높은 중소 언론사들은 타격이 적지 않을 것입니다. 실제 이러한 1차적인 광고 수익 창출 방식에 기대고 있는 중소 언론사들은 상당합니다. 이제 이들은 생존을 위해 다른 트래픽 창출 방안을 강구해야만 하는 상황에 마주하게 될 것입니다. 당분간의 수익 하락은 불가피할지도 모르고요. 제 추정이긴 하지만 이들은 나름의 방법을 곧 찾아낼 것으로 보이고요. 타격이 적진 않겠지만 모두가 나락으로 떨어지진 않을 듯합니다.

반면 대형 언론사들은 훨씬 세련된 기법으로 인터넷 사용자들의 기호와 관심을 추출하는 방법을 이미 고안했거나 고안하게 되면서, 트래픽 하락을 일정 수준에서 방어하는 새 기법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게 될 듯합니다. 이는 곧 비용이나 데이터 역량과 직결되기 때문에 중소형 언론사들은 쉽게 따라하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양극화는 이렇게 시작되고 또 결과를 만들어내지 않을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