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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디지털 구독 5년' 아웃스탠딩, 꾸준한 성장의 요인은 무엇일까

[인터뷰] '디지털 구독 5년' 아웃스탠딩, 꾸준한 성장의 요인은 무엇일까

디지털 구독을 핵심 수익모델로 성장을 이끌어가고 있는 국내 언론사하면 어디부터 떠올리시나요? 이러한 질문을 던졌을 때 다수는 “국내에? 그런 곳이 있어?”라고 답변을 합니다. 하지만 적잖은 수의 언론 산업 종사자, 특히 IT 업에 관심을 갖고 있는 일부는 ‘아웃스탠딩’을 꼽는데 주저하지 않습니다. 하드페이월 형태로 디지털 구독을 도입한 지 적잖은 시간이 흐른데다, 리디북스에 인수까지 되면서 업계 관계자분들의 뇌리에 각인돼 있기 때문이 아닐까 합니다.

아웃스탠딩이 유료화를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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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웃스탠딩이 유료 구독으로 전환한 것은 2016년 8월의 일입니다. 만 4년 6개월. 아웃스탠딩은 이제 12명이 근무하는 강소 조직으로 성장을 했습니다. 당시 최용식 대표가 유료화를 알리는 공지문에 달렸던 댓글이 무엇인지 아시나요? 아래 캡처를 해왔습니다.

그렇습니다. 애정어린 '무모함'이라는 평이 적지 않았죠. 당시만 하더라도 지금처럼 구독이라는 구매 형태가 익숙하지 않았던 시점입니다. 2010년에 초부터 구독 경제라는 단어가 서서히 입길에 오르긴 했지만 보편적인 유형의 경제 형태로 인식되지 않았던 시점이죠. 하지만 해외를 중심으로 Paywall 시도는 계속되고 있었고, 관심을 계속 커져가던 시점이었습니다. 하지만 국내에선 프리미엄 콘텐츠 기반의 유료화를 시도했다가 성과없이 좌절되던 경험도 쌓여있던 때이기도 했습니다. 그런 탓에 부정적인 평가가 많았던 것이 사실입니다.

어찌됐든 여러 독자들, 산업 종사자들의 부정적 전망에도 아웃스탠딩은 살아남았습니다. 그리고 인수까지 됐고 지금은 ‘디지털 구독’을 상징하는 중소 버티컬 미디어로 온건하게 자리를 지켜가고 있습니다. 제가 아웃스탠딩의 창업자이자 대표인 최용식 대표를 인터뷰하게 이유입니다. 물론 직접적인 배경은 ‘미디어고토사+’(유료 버전) 멤버들의 요청이었습니다.

아웃스탠딩의 첫 유료 시도 때 상품 구성

인터뷰 질문지는 1월28일 발송해드렸고, 답변은 2월3일에 받았습니다. +멤버들을 대상으로 먼저 회람을 한 뒤 이렇게 미디어고토사 모든 독자분들에게 공유를 드릴 수 있게 됐습니다.

저는 최용식 대표에게 가장 궁금했던 점은 디지털 구독이 잘 작동하려면 ‘콘텐츠’와 ‘멤버십 서비스’ 어는 것이 더 중한가였습니다. 사실 질문은 아래에서 확인하실 수 있지만, ‘콘텐츠’만으로는 디지털 구독을 유지시키기 어렵다는 것이 저의 판단이었기 때문입니다. 그의 대답은 이랬습니다.

“확실히 콘텐츠가 가장 중요하긴 한데요. 다양한 부가요소가 따라와야 하는 것 같습니다. 제가 생각하기에 콘텐츠 다음으로 중요한 게 서비스(이용환경)고요. 댓글이라든지 추천이라든지 나름의 즐길거리가 있으면 더욱 좋습니다. (그리고 혜택이라고 보기 어렵고 조금 있다가 후술하겠지만) 마케팅과 프로모션은 굉장히 중요한 작업이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구글 독자 수익 모델 워크숍을 할 때, 5가지를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을 한 적이 있습니다. 좋은 저널리즘은 전제이고, 이외에도 UX, 마케팅, 부가혜택, 지불의사 등을 충분히 이해해야 한다는 맥락이었습니다. 이 연장선 상에서 최용식 대표의 답변을 해석하면, 프로덕트와 UX, 마케팅이 구독 비즈니스에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고 볼 수 있을 겁니다.

GNI Reader Revenue Workshop Deck

구독이라는 수익모델에 도전한다는 것은 단순히 좋은 콘텐츠만으로 승부를 걸겠다는 마음만으로는 이뤄낼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유료 구독자들을 전환시켜서 계속 남아있게 힘을 보유해야 하고, 이를 위해 독자들과 보다 긴밀한 관계를 가져야 합니다. 분명 디지털 구독은 그런 점에서 높은 허들임은 분명합니다. 혼자 감당하기 어려운 과제이기도 하죠.

대형 언론사도 마찬가지입니다. 고품질 저널리즘은 변함없는 기초 조건입니다. 이 조건이 흔들리면 사이트로 유입되는 잠재 구독자를 만날 수가 없게 됩니다. 그들을 더 관여시키기도 어려워지죠. 하지만 그것만으로 유료 전환이 만족스러운 수준만큼 달성되지는 않더군요. 그 이상의 노력들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구독전략에 대해 알아야 할 모든 것’ 디지데이 가이드 요약
> 아래는 ‘Digiday Guide : Everything you need to know about subscription strategies’[https://digiday.com/media/digiday-guide-everything-you-need-to-know-about-subscription-strategies/]의 일부를 요약한 것입니다. 이미 확인하셨다시피 위 글은 디지데이 +에 포함된 유료 콘텐츠입니다. 따라서 전문을 보여드리거나 소개하기가어렵습니다. 세세한 내용까지 확인하고 싶으시다면 결국 유료 가입을 할 수밖…

이를 위해서는 관리하는 지표(metrics)도 달라져야 합니다. 아웃스탠딩은 이를 위해 ‘현재 구독자수’, ’월 신규 구독자수’, ‘월 해지 구독자수’ 3가지를 핵심 지표로 삼고 있다고 했습니다. 이에 더해 1~2차 유지율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다만 각 지표의 구체적인 수치는 함구하셨습니다.

최용식 대표님과의 인터뷰에서 또 한가지 주목한 점이 있습니다. ‘기사수’와 ‘뉴스레터’를 두 번 정도 언급을 했는데요. 그 이유에 공감이 갔기 때문입니다. 구독을 작동시키는데 왜 기사수가 중요할까 의아해 하실 분도 계실 겁니다. 현재 약 2달 간 유료 모델을 테스트하고 있는 제 입장에선, 정기적으로 일정 수의 콘텐츠를 생산하지 않으면 독자들의 인게이지먼트가 높아지지 않아 구독 전환이 어렵다는 결론에 도달하게 됐습니다.

저는 ’잠재 구독자들의 니즈를 반영한 적정한(혹은 적지 않은) 기사수는  해당 언론 브랜드와의 관여 정도를 높여서 구독 전환의 기회를 높인다’라는 가설을 갖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를 잘 알기에 이 가설을 제대로 실험해보지 못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하지만 아웃스탠딩은 기사수가 왜 중요한지를 이미 확인하고 그것에 공을 들이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그렇다고 과도하고 주의만 잡아채기 위한 기사로 수를 늘려서는 곤란하다는 점도 함께 말씀 드릴 수 있을 겁니다.

다음은 뉴스레터입니다. 최용식 대표는 이렇게 설명합니다.

“요즘은 뉴스레터에 신경을 많이 쓰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크게 기대하지 않았는데 결제와 트래픽 유입에 큰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뉴스레터가 한국에서 될까’라는 질문을 귀가 따갑도록 들은 지 3년 정도가 지나고 있는데요. 그것의 위력은 디지털 구독을 시도해 보면 실감하게 되더군요. 최 대표님의 경험도 비슷하지 않았을까 유추해봅니다.

실제로 구독으로 전환을 시키는데 뉴스레터의 힘은 기대 이상이라는 건 여러 통계를 통해서 확인이 되고 있습니다. 전환율이 5~10%에 이른다는 경험치도 있고요. 그런 점에서 디지털 구독을 준비하고 있는 분들이라면 양질의 뉴스레터를 염두에 두는 게 필요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나머지는 아래에 전문을 읽어보시면서 여러분들 나름의 해석을 담아가시기 바랍니다. 이 자리를 빌어 인터뷰에 기꺼이 응해주신 최용식 아웃스탠딩 대표님께 진심으로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다음은 최용식 대표와의 인터뷰 전문입니다.

아웃스탠딩은 유료 구독으로 얼마나 성장했는지 궁금합니다. 데이터도 좋고, 이를 증명할 수 있는 짧은 한 문장도 좋습니다.
빠른 속도는 아니지만 꾸준히 성장하고 있습니다. 현재 직원수가 12명입니다. 이중 시니어분도 있고 주니어분도 있는데요. 큰 적자없이 회사운영비를 순수하게 구독료로 벌고 있습니다. 여전히 협찬이나 광고를 하고 있지 않고 있음에도 말이죠. 구체적인 숫자에 대해선 아직 말씀드리기 어렵습니다. 유의미한 규모가 되면 공개하도록 하겠습니다.

여전히 국내에서는 특히 레거시 언론 종사자들 사이에서는 페이월을 위시한 디지털 구독 모델에 대해 회의적인 시선이 많습니다. ‘아웃스탠딩은 잘 하고 있지 않느냐’라고 반박하면 ‘거긴 작은 미디어니깐 가능하다’라고 응수를 합니다. 이런 얘기를 들어보신 적도 있으실 텐데요, 어떻게 답변을 주로 하시는지 궁금합니다.
틀린 말은 아닌 것 같습니다. 저희가 유료화를 할 수 있었던 이유는 레거시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대형 언론사의 경우 콘텐츠를 폐쇄하면 협찬/광고모델이 붕괴되지만 아웃스탠딩은 애초에 그런 게 없기 때문에 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대신 저희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자원과 기존 독자풀은 정말 부럽습니다.

저는 유료 구독은 좋은 콘텐츠만으로 작동하지 않는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좋은 콘텐츠를 필수이자 전제 조건이며, 유료 독자들에 대한 부가적인 혜택이나 서비스가 제공돼야 작동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명제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궁금합니다.
확실히 콘텐츠가 가장 중요하긴 한데요. 다양한 부가요소가 따라와야 하는 것 같습니다. 제가 생각하기에 콘텐츠 다음으로 중요한 게 서비스(이용환경)고요. 댓글이라든지 추천이라든지 나름의 즐길거리가 있으면 더욱 좋습니다. (그리고 혜택이라고 보기 어렵고 조금 있다가 후술하겠지만) 마케팅과 프로모션은 굉장히 중요한 작업이라고 생각합니다.

아웃스태딩의 유료 구독 성장을 관리하게 위해 반드시 챙겨보는 지표(Metric)이 무엇인지 알려주실 수 있나요? 왜 그 지표를 매번 관리하고 계시는지도 궁금합니다.
당연히 현재 구독자수를 눈여겨보고 있고요. 그 다음 월 신규 구독자수, 월 해지 구독자수를 신경써서 봅니다. 결국 구독 비즈니스는 최대한의 신규 구독자를 끌어오는 동시에 최소한의 해지 구독자를 만들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 다음이 트래픽인 것 같고 그 다음이 1-2차 유지율입니다. 관련 자료는 항상 관리하는 동시에 매달 리포트를 만들어 공유합니다.

지금까지 경험하시면서, ‘유료 구독’이 갑자기 늘어나는 모멘텀이 있었는지, 그게 대략 어떤 사건들이나 계기였는지 한 가지만이라도 소개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처음 유료화했을 때 개점효과로 확 늘어났고요. 이후 조금씩 증가하다가 어느 순간 콘텐츠 퀄리티가 좋아지고 기사수가 늘어나면서 성장에 힘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뉴스레터를 발행하고 온라인광고를 돌렸던 것도 도움이 됐습니다.

르몽드 같은 곳은 독자와의 접점 확대를 위해 각종 행사를 많이 하고 있다고 들었는데요, 혹시 아웃스탠딩도 유료구독자를 위해 (단순한 유료 콘텐츠 제공 이상의) 프리미엄 이벤트가 있을지 궁금합니다
과거 매달 1개씩 유료 오프라인 행사를 진행했습니다. 구독자에겐 20% 할인혜택을 줬죠. 지금은 코로나 사태로 잠정중단했는데요. 재개여부를 고민하고 있습니다. 확실히 고객분들께 색다른 가치를 주긴 하는데 협찬을 받지 않으면 이익을 내기 힘들다는 걸 느꼈습니다. 흥행리스크가 존재하는 상황에서 대관비에 많은 돈을 집행해야 해서요. 요즘은 뉴스레터에 신경을 많이 쓰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크게 기대하지 않았는데 결제와 트래픽 유입에 큰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최용식 대표님이 원래 뉴스토마토에 있다가... 아웃스탠딩에서 리디북스로 통합된 걸로 알고 있는데 서비스는 동일해보이지만 경험하는 조직문화나, 위계질서(?), 협력하는 사람들,, 업무범위 등 그런 것들은 많이 달라졌을 것 같아요. 그런 얘기들을 듣고 싶어요
제가 뉴스토마토에 입사했을 때는 당시 회사가 신생 언론사였는데요. 조직문화는 대체로 일반적인 언론사와 비슷하되 연공서열이 약했던 것 같습니다. 이후 아웃스탠딩을 창업하고 나선 최대한 스타트업과 비슷한 분위기를 만들려고 노력했습니다. 스스로 뉴미디어 언론사라는 정체성 때문에 그랬습니다. 지금은 리디 자회사가 됐는데요. 문화상 충돌은 별로 없었습니다. 리디라는 회사가 특별한 가치를 추구하기보다 상식 아래 무난하게 업무를 해서 그런지 이상하다고 느낀 부분은 없었습니다. 저 개인적으로는 아웃스탠딩 내부에선 크게 하는 일이 바뀌지 않았고요. 다만 본사와 협업할 때는 중간관리자로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애로사항은 아무래도 규모가 어느 정도 있는 회사인 만큼 경영진, 지원부서, 실무팀 등 많은 사람과 커뮤니케이션해야 한다는 점인데요. 대신 영역별 전문가와 일할 수 있고 각종 지원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이 굉장히 매력적이라 좋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예전에는 주니어 기자-창업자로서 막연히 열심히 일하기만 했는데 지금은 스마트하게 일하는 방법을 배우고 있다고나 할까요.

저는 업무 운영을 어떻게 시스템화 하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규모가 작은 곳들은 어느 정도 각자의 개인기에 의존할 수밖에 없을 텐데요, 저는 그 반대의 개념을 시스템이라고 보거든요. 최근에는 기자분들도 늘어나고 규모도 커지면서 관리나 시스템적인 부분에 대해 고민해 보셨을 것 같아서요. 협업체계를 만든다든지 탬플릿을 둔다든지 하는 것들이요!
어느 순간 소수인력의 개인기로 회사를 이끌어나가는 건 매우 위험하면서도 무책임한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주기적으로, 안정적으로 양질의 콘텐츠를 내놓기 위해 많은 고민을 했는데요. 다행히 상당 부분 현실화했습니다. ‘규칙’이 매우 중요하더라고요. 콘텐츠 기획 및 제작, 솔루션 활용, 피드백 대응, 성과분석 등 각 영역에서 가이드라인이 있고 나름의 컨센서스가 있습니다. 하나하나 시행착오를 토대로 만든 것입니다. 그리고 지금도 기자들이 최소한의 부담으로 최대한 성과를 낼 수 있도록 계속해서 규칙을 만들어나가고 있습니다.

유료 페이월이 강해진 시점 이후 콘텐츠 파급력이 어느 정도 약해질 수밖에 없을 것 같은데, 성장이 정체되지 않도록 (현재 아웃스탠딩 콘텐츠를 잘 모르는 신규 구독자를 확보하기 위해) 신경쓰고 계신 방법이 궁금합니다.
일단 콘텐츠 퀄리티와 기사수 향상에 많은 공을 들이고 있고요. 이들이 묻히지 않도록 이슈화 작업도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예컨대 무난히 읽어볼 만한 기사와 서로 다른 생각을 갖게 만드는 기사는 다르겠죠. 그리고 예전에는 그렇게 열심히 하지 않았으나 지금은 뉴스레터 발행과 온라인광고에 신경을 많이 쓰고 있습니다. 말씀대로 유료화를 하면 폐쇄형으로 서비스를 운영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트래픽 감소가 불가피합니다. 그래서 요새 들어 마케팅의 중요성과 파워를 실감하고 있는데요. 여러 가지 방법론을 테스트하고 있고요. 앞으로 고도화, 규모화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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