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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지뷰' 넘어선 핵심지표와 수익모델의 관계

'페이지뷰' 넘어선 핵심지표와 수익모델의 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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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지뷰를 넘어서는 지표(metrics)는 무엇일까? 중요한 문제입니다. 국내 언론사의 리더들의 다수는 이 페이지뷰라는 지표에 벌써 십수년째 목을 메고 있습니다. 조금더 나은 경우라면 방문자수 정도까지 보긴 합니다. 물론 실무단에서는 보다 구체적인 메트릭스를 추가로 더 모니터링하는 경우가 많죠. 하지만 여전히 언론사의 리더들은 페이지뷰(영상에선 뷰카운트)를 핵심 지표로 간주하고 있습니다.

먼저 니먼랩 기사 ‘How to build a newsroom culture that cares about metrics beyond pageviews’를 들여다볼까요? 미국 언론사들이 서서히 중요한 메트릭스를 새롭게 찾아가고 있다는 내용입니다. 그에 앞서 이런 질문을 먼저 화두로 꺼내놓습니다.

  • 독자들이 가장 가치 있다고 여기는 기사는 무엇인가(What stories do readers find most valuable?)
  • 어떤 유형의 콘텐츠가 구독 깔대기로 따라오게 만드는가?(What kind of content moves readers along the subscription funnel?)
  • 구독자들이 커뮤니티로 넘어가려는 신호는 무엇일까?(What signals show that subscribers are adding back to the community?)
  • 어떤 종류의 트래픽이 조직의 비즈니스와 보도 목표에 의미가 있을까?What kind of traffic is meaningful to the organization’s business and editorial goals?

아시다시피 미국 내 언론사들의 중심 비즈니스 모델이 광고에서 구독으로 이동하게 되면서 페이지뷰 너머를 바라보려는 흐름이 뚜렷해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지표 관리가 왜 중요한지 체감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 결과, 다양한 유형의 지표를 개발해가고 있는 모양입니다. 니먼랩이 소개한 몇몇 언론사들의 중심 지표를 한번 볼까요?

  • 댈러스 모닝 뉴스 : 재방문자수(returning visitors), 관여 시간(engaged minutes)
  • Whereby.Us : 구독자수보다는 주간 오픈율
  • Quartz : oh-so-pure 메트릭스. 말하자면 ‘독자 사랑 지수’. 얼마나 자주 사람들이 재방문하고, 깔대기(퍼널)을 따라서 내려오며, 그들이 정말 무엇을 원하는지 아는 것이 독자들의 사랑 지수라는 설명.

쿼츠의 oh-so-pure 지수가 중요한 까닭 : 쿼츠가 좀 독특하죠? 독자 사랑 지수라 할 수 있는 ‘oh-so-pure’를 개발한 것이죠. 언론사들이 관리하고 있는 애널리틱스 소프트웨어에는 수많은 데이터들이 나열돼있고 분석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무엇이 가장 중요한 지표인지에 대해서는 조직 내 사람들 간의 견해가 엇갈리기 마련입니다. 또한 개별 데이터들이 무엇을 시사하는지 가늠하기도 쉽지 않습니다. 기자들 개개인들 또한 마찬가지일 겁니다.

저는 이렇게 추천을 해왔습니다. “당신 회사만의 독자적이고 고유한 지표를 개발하라”. 애널리틱스가 제공하는 데이터 자체만 주목할 것이 아니라 여러분 회사의 비즈니스 모델과 제품의 가치를 설명하고 개선할 수 있는 특별한 지표를 개발해보라는 이야기입니다. 그건 어려 데이터들의 결합일 수도 있고, 변형일 수도 있습니다. 상대치일 경우도 많습니다.

예를 들어볼까요? 뉴스레터 미디어의 경우 구독자수와 오픈률을 가장 중요한 지표(OMTM)1로 삼습니다. 하지만 각 개별 언론사의 편집 관련 목표는 다를 수 있습니다. 모든 언론사가 획일적으로 이 지표를 OMTM으로 삼는다? 그건 모든 언론사가 동일한 목표와 비전을 가지고 있다는 말과 다르지 않습니다. 따라서 여기서 진도를 더 나아갈 필요가 있을 겁니다. ‘우리는 뉴스레터를 오픈한 독자들 가운데 내용을 얼마나 잘 이해했는지가 중요해, 그것이 우리의 가장 중요한 가치야’라고 한다면, 오픈 사용자 중에 스크롤 70% 이상 내려간 비율(측정 여부를 떠나서)을 핵심 지표로 삼을 수 있을 겁니다. ‘이해=끝까지 읽는 행위’라고 가정한다면 말이죠. 이런 방식으로 각 언론사만의 고유한 지표를 만들어 공유한다면, 독자들의 필요와 만족을 함께 확인해볼 수 있게 될 겁니다.

현재의 문제를 발견하고 개선하는데 참고하기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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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지표를 관리하는 이유 : 그 지표로부터 현재의 문제를 발견하고 개선하기 위함입니다. 이 관점에서 페이지뷰의 등락은 우언론사가 생산하는 기사의 문제나 개선점을 명확하게 알려주지 못합니다. 심지어 독자에게 집중하지 않도록 방해하는 지표로서 기능하고 있다고 생각하고요.

‘우리의 비즈니스 모델은 DA다, DA를 높이기 위해 PV를 OMTM으로 설정하라’는 저널리즘과 신뢰를 핵심으로 삼는 언론사들에겐 유효하지도 장기적이지도 않은 목표 설정이라고 봅니다. 이 목표에 미디어 내부 조직이 동의할 수 있을까요? 신뢰와 트레이드오프하는 이런 모델은 지속적이지도 않고, 비즈니스 모델로서도 매력적이지 않다고 저는 보고 있습니다.

물론 DA 광고가 주력이고, 앞으로도 핵심 비즈니스 모델로서 DA를 유지할 것이라고 한다면, PV는 의미있는 지표가 될 수도 있다고 봅니다. 하지만 디지털 DA의 시장의 다수를 플랫폼이 점유하고 주도하고 있는 국면에서, 신뢰와 trade off를 전제로 하는 KPI로서 PV는 허상지표로 머무를 수밖에 없다고 봅니다.

목표는 비전을 실현하는 경로입니다. 위와 같은 목표가 해당 미디어 비전을 달성하기 위한 단계로서 어떤 가치와 의미를 지니는지는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비전은 쉽게 변하지않지만, 미디어 환경이 변화하면 목표의 설정은 조정되기 마련입니다. PV 중심의 목표 설정은 낡아가는 비즈니스 모델을 여전히 고수하겠다는 의사표현이라고 생각합니다. 웹초기 성장하던, 디지털 DA 광고 시장을 주력을 여기던, 그때의 목표였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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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가오는 언론사 디지털 DA광고 매출의 위기

[내용 추가 : 2019년 3월16일 오후 2시 25분] 국내 다수의 언론이 침투형 디스플레이 광고(intrusive ad)를 통해 광고 매출을 거둬들이고 있습니다. 기사면을 가리거나 갑자기 튀어나오는 광고, 아래로 잡아당기거나 되돌아갈 때 엉뚱한 데를 거치도록 하는 광고 등 침투형 광고의 유형은 다양해지고 교묘해지고 있습니다. 사용자들의 뉴스 소비 경험을 침해한다는 수많은 논란에도 언론사들은 수익을 위해 이 광고 유형을 덜어내지 않았습니다. 수익이 침체할수록 침투성 광고의 게시량은 더욱 늘어났습니다. 더 이상 뉴스 소비자들은 언론사의 홈페이지에 오래 머무르려고 하지 않습니다.

침투형 디스플레이 광고는 올해 7월9일이면 생명력을 다할 것으로 보입니다. 구글 크롬이 2019년 7월9일을 기점으로 침투형 광고를 모두 차단하겠다고 공식화했습니다(Galbraith. 2019.1.9.). 물론 지난 1월에 그런 입장을 이미 밝혔습니다. ‘Better World Wide Web’의 ‘Coalition for Better Ad’(더나은 광고를 위한 연합)의 기준을 준수하기로 했기 때문입니다.

이 기관은 다음과 같은 모바일 광고 유형을 차단할 것을 권고합니다. 당연히 크롬은 이 광고 유형을 PC와 모바일에서 오는 7월9일부터 모두 차단할 계획입니다. 이미 지난해엔 북미와 유럽 지역을 대상으로 차단을 개시했고 다양한 피드백도 받은 상황입니다.

모든 디지털 디스플레이 광고가 위험해지는 것은 아닙니다. 지저분하고 사용자들의 경험을 해치는 극단적인 디스플레이 광고 유형들이 브라우저에 표시되지 않을 뿐입니다. 문제는 국내 언론사들의 광고 유형들은 다수가 이 같은 침투형 광고들이라는 사실입니다. 네트워크 광고라 불리는 이런 광고 유형들은 국내 언론사를 향한 독자들의 불신과 불편한 경험을 양산하는 원인이었습니다.

크롬 광고 차단기의 활성화로 매출 감소가 얼마나 일어날지는 추정하기 쉽지 않습니다. 다만, 영향을 받게 될 규모가 그리 작지는 않을 것 같다는 점만큼은 분명합니다. 2019년 2월 기준으로 크롬의 국내 브라우저 시장 점유율은 55.17%입니다. 반면 IE는 9.82%에 불과합니다. 이미 국내에서도 크롬 브라우저의 위상은 절대적입니다.

기계적으로 추정하면, 올해 7월19일 이후, 침투형 광고로 발생하는 매출의 절반 정도는 사라진다고 볼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55% 크롬 사용자의 화면에는 침투형 광고들이 뜨지 않을 테니까요.

이런 정황과 조건, 환경 등을 고려할 때 디스플레이 광고를 언론사의 주력 모델로 삼는 전략을 위험할 수도 있다는 것이 저의 판단입니다. 여러 수익 창구 가운데 하나 정도로 간주하는 접근과 그것의 비중을 높여 편집을 포괄하는 핵심 지표로 관리하는 것은 완전히 다른 문제라고 보고 있습니다.

언론사 BM은 수용자와의 (신뢰 등) 관계 속에서 도출될 때 지속가능

수익모델과 metrics : 물론 DA를 주력으로 지속시킬 수 있는 대안이 없지는 않다고 생각합니다. 그건 그 미디어만의 차별적인 DA 상품을 개발하거나, 광고주에 제공할 수 있는 DA 상품의 가치를 획기적으로 개선하는 방식일 겁니다.(단가 상승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 소위 programatic buying을 통해 실시간 타깃 적중율을 높이는 방식, 여기에 더해 duration time과 CTR을 높일 수 있는 광고 포맷의 개바 등이 뒤따르면 된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이를 위해서는 상당한 자본이 요구된다는 한계가 있습니다.

저는 언론사의 모든 BM은 수용자와의 (신뢰 등) 관계 속에서 도출될 때 지속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관계 비즈니스라고 보는 쪽입니다. 언론사의 Core Value를 희생시키는 BM은 지속가능하지 않다고 생각하고요. 저는 지금이 그 국면이라고 봅니다. Core Value를 훼손시키지 않거나, 확장하면서도 지속가능한 BM을 찾는 것(요즘엔 가장 일반적인 Audience Revenue 모델), 그것이 합리적이고 실질지표로서 Key Metrics를 발견하는 길이 아닌가 싶습니다.

덧붙이면, 비즈니스로 향하는 단계별 OMTM를 설정하는 건 당연하지만, 단계별 구분 없이, 그리고 OMTM 없이 3~4개 지표를 동시 관리하는 건 한계가 분명하다고 봅니다. 왜냐하면 A 지표가 성과가 나지 않으면 B, C, D 지표의 상승으로 위안을 삼는 합리화 경향이 발생하기 십상이어서입니다. 지표는 그걸 통해 우리 제품의 문제를 발견하고 개선하기 위해 활용하는 것이지, 위쪽에 보고함으로써 위안을 얻기 위해 활용하는 대상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core value와 연동된 OMTM을 설정하고 관리하는 것이 비즈니스 측면에서 생산적인 선택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참고 문헌

  • Croll, A., Yoskovitz, B.(2013). Lean Analytics. 위선주 옮김(2014). 린 분석 성공을 예측하는 31가지 사례와 13가지 패턴. 한빛미디어.
  • Galbraith, B. (2019.1.9.). Building a Better World Wide Web. Chromium blog.

  1. OMTM은 One Metric That Matters의 약자입니다. 우리 말로 풀어쓰면, 단 하나의 가장 중요한 지표입니다. 린스타트업 모델에서 자주 등장하는 용어입니다. 크롤 등(Croll&Yoskovitz. 2013/2014, p.94)은 “현재 단계에서 다른 무엇보다 중점을 두는 숫자이며 단계마다 달라지는 것”이라고 정의합니다.